미래 주자 포진한 여당 선대위···‘경험 부족’, ‘권력기관 출신만’ 걱정도

조미덥·유설희 기자 2024. 3.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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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24일 서울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대학생 현장간담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3일 한동훈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나경원·안철수·원희룡·윤재옥 공동 선대위원장에 이은 선대위 후속 인선을 완료했다. 수도권에 나서는 미래 주자를 다수 포진시켜 중도 확장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김부겸 위원장처럼 자기 선거를 뛰지 않고 경험이 많아 선대위를 이끌 리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여권에서 나온다. 검사·판사·경찰 출신으로 짜여진 선대위 지도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을 받은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구자룡·김경율·박은식·장서정 비상대책위원, 정양석 전 의원을 임명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이 이끄는 총괄본부 산하의 종합상황실장은 이만희 전 사무총장이 맡았다. 상황실 부실장으로 정희용·홍석준 의원과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합류했다. 주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에서처럼 네거티브 공세 대응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박진·김성태), 인천(윤상현), 경기(김학용·김은혜), 충청(정진석·이상민), 강원(권성동), 호남(정운천), 부산·울산·경남(서병수·김기현·김태호), 대구·경북(주호영·임이자) 등 권역별 선대위원장도 인선했다. 선대위는 17일 첫 회의를 연다.

당에선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반기는 기류가 감지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에서 한동훈만 눈에 띈다, 1명으론 안된다는 걱정이 많았는데, 선대위가 ‘대선주자 종합세트’처럼 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당의 미래 주자들이 한 카메라 앵글에 들어와 정권심판론을 불식하는 효과도 기대한다.

수도권에 출마하는 선대위원장들 입을 통해 당정 분리 효과를 낼 수 있는 점도 거론된다.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건에 “절차가 아쉽다”고 쓴소리를 하고, 안철수 의원이 장기화하는 의대 증원 문제에 속도 조절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경험 없는 선대위 지도부에 대한 걱정도 크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 위원장과 장 사무총장은 경험이 부족하다. 나경원·안철수·원희룡 등 선대위원장은 자기 지역구 선거하느라 바쁘다”며 “예전 김무성처럼 야전침대에서 총괄할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험 많은 이해찬·김부겸 위원장이 출마도 하지 않고 당을 지휘하는 민주당 상황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선 안정권인 영남 의원들 중심으로 선대위가 돌아가면 수도권 이슈 대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지도부를 검사(한동훈·원희룡·주진우), 판사(나경원·장동혁), 경찰(윤재옥·이만희) 등 권력기관 출신들로 대부분 채워진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고동진 전 사장을 제외하면 경제 전문가로 부를 사람이 없다. 비주류인 유승민 전 의원을 선대위로 끌어안지도 못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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