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中알리에 햇반주면 CJ대한통운 배송"…'트리플C 동맹' 공고화
물류업계 "CJ대한통운 알리 물동량 60~80% 확대 전망"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국내 최대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인 즉석밥 브랜드 '햇반'을 비롯한 만두, 스팸 등 주요 대표 식품들을 중국 플랫폼 알리 익스프레스에 팔기 시작하면서 국내 유통시장에 중국 직구업체와 CJ 동맹 전선이 급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CJ대한통운이 알리 익스프레스의 국내 배송 물류를 전담한데 이어, CJ제일제당마저 주요 핵심 브랜드 상품들을 입점시키는 3자 시너지 협업 구조가 완성되고 있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차이나 커머스(알리 익스프레스)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이 뭉친 이른바 '트리플C(CCC)' 동맹이 새로운 유통시장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햇반 등 주요제품 파격세일…둔화된 식품 매출 오를까
햇반(210gx24개) 제품은 기존 4만44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56% 가량 싸게 판매했다. 이는 이마트(2만6970원), 롯데마트(2만5900원)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었다.
비비고 사골곰탕 500g(18개) 세트 가격은 1만4760원으로, CJ더마켓(2만5623원) 보다 43% 저렴했다. 비비고 왕교자와 통새우만두 4개 세트 묶음(2만2820원)도 시중보다 싸게 판매했다.
10일 세일 종료 이후에도 일부 제품들은 시중보다 낮은 가격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비비고 사골곰탕 18개(2만1206원)는 CJ더마켓 가격(2만5623원)보다 14% 저렴하고, 곡물이 통째로 햇반 수프세트(5종, 각 2개) 상품도 시장 최저가 수준인 2만3482원에 판매하나.
CJ제일제당이 알리와 손을 잡으면서 햇반 등 주요 제품 매출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식품 매출은 11조2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CJ제일제당의 햇반 매출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8503억원을 기록했지만, 매년 20%가까운 성장세에서 지난해 4%대로 하락하는 등 매출을 만회할 판로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알리-CJ대한통운 계약 연장 가능성…'트리플C' 동맹 본격 가동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지난해 처리한 알리 익스프레스 물동량은 1분기 346만 상자에서 2분기 531만 상자, 3분기 904만 상자로 크게 늘었다. 알리의 급성장에 6개월 만에 처리량이 3배 늘어난 것이다.
물류업계에서는 올해 CJ대한통운이 처리하는 알리 익스프레스 물동량은 60~8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알리 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과 다음달 말 물류 위탁계약을 종료한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 지난해 알리 익스프레스와 협업 시너지를 낸 만큼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6.6% 늘어난 4802억원을 기록했고, 회사 주가는 최근 6개월간 60% 가량 높아졌다.
한편 그간 업계에서는 초저가 상품 공세, 신선식품 등 카테고리 확대, 물류센터 건립 추진 등에 나선 알리가 쿠팡을 위협하는 업체로 지목돼 왔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익스프레스의 지난달 사용자 수는 역대 최대치인 818만명을 기록했다. 1년 전 355만명과 비교해 130% 증가한 수치다. 테무와 쉬인을 합한 사용자 수는 1467만명으로 1위 쿠팡(3010만명)의 49%에 달한다.
쿠팡 납품을 중단한 식품 1위 CJ제일제당이 알리에 납품을 시작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매출 30조원을 돌파한 쿠팡에 대한 공세가 훨씬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CJ제일제당은 햇반·비비고 만두 등 인기 상품들을 국내 2위 이커머스에 오른 알리 익스프레스를 통해 유통을 확대하고, 또 택배시장 1위 CJ대한통운이 쿠팡의 물류 택배회사 쿠팡 로지스틱스(CLS)의 추격을 받고 있는 만큼 알리 익스프레스를 통한 배송확대로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등에 따르면 CLS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24.1%로, CJ대한통운(33.6%)을 추격 중이다.
알리 익스프레스 모회사이자 글로벌 이커머스 2위기업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50조원 규모로 쿠팡(약 45조원)의 약 6배에 달해 압도적인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CJ제일제당 상품의 할인과 마케팅 판촉을 확대해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 높다.
다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차원에서 알리의 가품 판매나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 문제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는 등 부정 여론이 확산되는 만큼 CJ 입장에서 언제라도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중국발 리스크'를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사상 첫 연간흑자와 매출을 달성하자마자 고성장 중인 중국 알리 익스프레스와 식품·택배업계 1위 CJ 동맹의 동시다발적인 공세를 받게 됐다"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견제와 경쟁의 유통시장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CJ그룹 계열 헬스앤뷰티스토어 CJ올리브영도 '트리플C' 동맹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현재 입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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