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 속았다” 2500원짜리 사탕에 ‘포장 쓰레기’ 더하니 6400원 됐네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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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 때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형형색색의 사탕, 초콜릿 등 간식 거리에 발길을 사로잡히기 일쑤다.
포장지에 적힌 성분 표시에 적힌 대로면 작은 막대 사탕 10개가 들어있다.
과연 가격도 부피도 부풀려진 이 사탕의 내부는 어떨까? 막대를 칭칭 동여맨 테이프와 비닐 포장지를 걷어내면 붉은색 구가 나온다.
막대 사탕 선물세트는 비닐 포장재와 플라스틱 구 안에 상품이 들어 있어 포장횟수 2회 이내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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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 2500원짜리 사탕이 선물 포장만 더하면 6400원?”
이맘 때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형형색색의 사탕, 초콜릿 등 간식 거리에 발길을 사로잡히기 일쑤다. 발렌타인데이부터 화이트데이까지, 편의점 등마다 화려하게 장식해놓은 선물세트들이다.
이같은 기념일을 잊고 있더라도 매장 벽이나 길거리에 전시된 선물 세트를 보면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에게 하나쯤 선물하게 된다.
알면서도 속고 사는 이 선물 세트, 내용물이 부실한 것은 물론 먹고 나면 남는 건 처치곤란 쓰레기뿐이다.
지름이 약 20㎝, 막대까지 총 길이가 약 30㎝에 이르는 막대 사탕 포장을 구매해 뜯어봤다.
포장지에 적힌 성분 표시에 적힌 대로면 작은 막대 사탕 10개가 들어있다. 막대 사탕 하나의 가격은 250원. 이 선물 세트의 가격은 6400원으로, 개당 구입하는 것보다 약 2.5배 비싸다.
과연 가격도 부피도 부풀려진 이 사탕의 내부는 어떨까? 막대를 칭칭 동여맨 테이프와 비닐 포장지를 걷어내면 붉은색 구가 나온다. 반투명한 뚜껑을 열면 벌집 모양의 받침에 막대 사탕들이 꽂혀 있다. 흰 막대와 반투명한 뚜껑은 분리되지만 벌집 모양의 받침과 구는 분리되지 않았다.
또다른 선물 세트도 열어봤다. 상자에 담긴 젤리 두 개와 원통형 츄잉 캔디 그리고 열쇠고리 2개가 들어있는 구성이다.
이 세트의 포장은 양호한 편이다. 앞뒤로 창을 내고 투명한 필름을 덧댔으나 종이 포장재를 사용했다. 직육면체 대신 입구를 여민 봉투 모양을 해 내부에 남는 공간을 줄였다.
이 선물 세트들도 과대포장일까? 판단은 쉽지 않다. 제과류의 경우 ‘제품의 종류별 포장방법에 관한 기준’에 따라 포장을 2번 이상 하거나 포장공간비율이 20%를 넘으면 과대포장에 해당된다.
단 상품을 고정하는 받침은 포장 횟수에서 포함하지 않고, 여러 상품을 넣으면(종합제품) 포장공간비율이 25%로 늘어난다.
막대 사탕 선물세트는 비닐 포장재와 플라스틱 구 안에 상품이 들어 있어 포장횟수 2회 이내를 지켰다. 막대 사탕을 꽂도록 된 벌집 모양의 틀은 상품을 고정하기 위한 받침으로 간주돼 포장횟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봉투 모양 세트도 종이 포장재 외에는 상품뿐이라 포장횟수 1회로 기준을 충족한다.
복잡한 건 포장공간비율이다. 포장재 내부 공간에서 상품을 빼고 남은 공간을 따지는 건데, 단순히 상품의 부피가 아니라 상품의 가장 바깥쪽의 꼭지점을 이은 가상의 상자(체적)를 제외하는 식으로 셈한다.
쉽게 말하면 막대 사탕의 경우 얇은 막대 부분도 사탕의 지름 너비만큼 부피를 쳐준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처럼 포장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선물 세트들도 따져보면 법적으론 과대포장이 아닐 가능성이 큰 셈이다.
유통업계에서 화이트데이는 설, 추석, 발렌타인데이(2월 14일), 빼빼로데이(11월 11일)과 함께 5대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제과류를 주고받는 기념일에 편의점들에 소비가 집중된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화이트데이 행사 기간 전체 매출은 약 30%, 초콜릿, 쿠키, 젤리, 캔디 등은 평소보다 10개 가량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기념일이 지나고 나면 선물 세트들은 유통업계 입장에서도 쓰레기가 된다. 장식 이외의 용도가 없는 거추장스러운 포장재들이 모조리 버려진다.
또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선물 세트 중 일부는 반품할 수 있지만 세트 구성품 중 바코드가 있는 상품은 점포에서 해체해 판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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