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리모델링, 재건축보다 공급 기여도 높아”… 신축 일반분양하는 둔촌동 리모델링 아파트

방재혁 기자 2024. 3. 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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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동 건축 방식으로 3개동 추가…74가구 일반 분양
서리협 “중대형 단지 리모델링 늘면서 일반분양분 증가”
리모델링으로 전국서 20만 가구 공급… 서울선 11.6만 가구

“공동주택 노후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매력 있는 부분이 있어요. 사업 착수 시점이 재건축보다 빠르기 때문에 노후화가 심화하기 전에 주거의 질을 개선할 수 있죠.”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상무)

13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리모델링 아파트 더샵둔촌포레 공사 현장. 둔촌현대1차아파트였던 이곳은 1984년 498가구 단지로 준공됐다. 현장은 올해 11월 572가구 규모의 더샵둔촌포레로 재탄생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장 인부들은 바쁘게 움직였고 내부 공사를 위한 승강기도 수시로 오르내렸다.

13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둔촌포레' 리모델링 공사 현장. /방재혁 기자

더샵둔촌포레는 별동 건축 방식 리모델링으로 기존 5개동에서 3개동을 새로 짓는다. 별동 건축 방식은 단지 내 여유 공간에 별개 동을 증축하는 방식으로 새로 지은 건물은 일반분양해 사업비 조달이 가능하다. 해당 단지는 신축으로 생긴 74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울시 리모델링 주택조합 협의회(서리협)는 이날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더샵둔촌포레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서정태 서리협 회장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중대형 단지들이 늘어난 만큼 일반분양분도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몇 년 안에 서울시는 물론, 전국의 주택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리모델링 단지들이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더샵둔촌포레는 이달 서울에서 유일하게 신규 주택 공급을 내놓는 단지다. 지하 2층~지상 14층, 전용 84~112㎡, 총 572가구(일반분양 74가구)로 구성된다. 일반분양분의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84㎡ 52가구, 112㎡ 22가구 등이다.

해당 단지의 리모델링 전 조합원 가구당 실사용 면적은 84㎡였다. 리모델링을 통해 93~95㎡로 늘어난다. 또한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사우나, 도서관, 북카페, 키즈룸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새로 들어서고 잔디광장, 어린이놀이터, 펫가든 등 조경 공간도 마련된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현장 관계자는 “최신 신축 아파트, 재건축 단지와 규모나 품질상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 리모델링 아파트에는 ‘천장이 낮다’는 비판이 따라다닌다. 더샵둔촌포레는 우물천장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날 공사 현장에서 본 천장은 공사가 진행 중이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웠지만, 체감상 신축 아파트와 높이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해당 단지 신축 건물의 천장고는 2.3m, 우물천장의 높이는 2.42m, 리모델링 건물의 천장고는 2.25m, 우물천장의 높이는 2.34m다. 일반적인 신축 아파트 천장고인 2.4m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 현장 관계자는 “신축건물은 일반적인 신축 아파트 기준에 맞췄고, 층고를 높이기 어려운 리모델링 건물은 우물천장을 통해 시각적으로 큰 차이를 느끼지 않도록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주차 대수도 증가한다. 기존에는 지하주차장 없이 지상 368대만 주차할 수 있었지만, 리모델링 후에는 지하 2개 층에 703대로 주차 대수가 크게 늘었다. 또한 지하주차장을 신설하면서 엘리베이터를 전체 동으로 직접 연결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둔촌포레' 리모델링 공사 현장. /서울시 리모델링 주택조합 협의회 제공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이 입주민 입장뿐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상무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절반에 불과하고 재건축과 비교해 기존 건물의 골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토지 활용에 건물 활용까지 할 수 있다”며 “리모델링이 흔히 재건축하고 많이 비교되는데 리모델링은 재건축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고 했다.

이어 “과거 저층·저밀도로 개발된 단지들은 재건축으로도 사업성이 확보됐지만 앞으로는 고밀도로 개발된 단지들을 정비하기 위해서라도 리모델링 방식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리협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이 신규 주택 공급량에 재건축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신반포3차와 경남, 신반포23차를 통합 재건축한 래미안원베일리는 2990가구 중 244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한 메이플자이도 3307가구 중 일반분양은 162가구다. 일반분양분이 전체 세대 수의 각각 8.16%, 4.89%에 불과하다.

반면 서리협 추산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137개(조합 76개, 추진위원회 60개)로 11만가구가 넘는 수준이다. 서울시를 포함해 전국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264개(조합 153개, 추진위원회 111개)로 총 30만 가구 정도다.

서울시 안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으로 나타날 신규 주택 공급량도 적지 않다. 2030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예측 결과에 따르면 세대 수 증가형 리모델링으로 최대 11만6164가구가 증가하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최대 20만2695가구로 예상된다.

한편, 더샵둔촌포레는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47가구 일반공급에 중 총 4374명이 접수해 평균 93.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84㎡B 15가구 모집에 2330명이 접수해 155.3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20일이다. 정당 계약은 다음달 1일부터 3일간 진행된다. 입주 예정일은 2024년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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