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래 국가전략기술 ‘국산 항공엔진’ 박차…5조원대 사업

2024. 3. 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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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수출 확대 핵심”
무인전투기용 엔진은 규제로 수출입 불가
“첨단엔진, 궁극적 지향점은 6세대 전투기”
한화그룹이 13일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독자 항공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KF-21의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GE사의 F-414 항공엔진을 라이선스를 활용해 제작하고 있다. KF-21 전투기에 탑재되는 F-414 항공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그룹이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독자 항공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한민국의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항공엔진 분야의 핵심기술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안보 불안정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항공엔진이 미래전장에 대비하기 위한 자주국방은 물론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미래 먹거리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광민(전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13일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첨단 항공엔진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처럼 국가전략기술로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이라고 밝혔다.

첨단 항공엔진은 앞서 국방부의 10대 국방전략기술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에 모두 포함된 바 있다.

기획재정부도 신성장 원천기술로 첨단 항공엔진을 선정했는데 항공엔진 기술이 미래 방위산업을 이끌 핵심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국산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는 1만5000lbf(파운드 포스)급 터보팬 엔진 개발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lbf는 엔진 출력 단위로 1만lbf 이상은 제트기급으로 분류된다.

세계 각국도 항공엔진 개발에 각별한 공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다양한 국제 엔진 공동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차세대 전투기용 엔진 XF-9을 개발중이며, 중국은 최근 우크라이나 엔진 업체 인수를 시도하다 실패한 뒤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100조원 이상을 투입해 WS-10 등 독자 엔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의 경우 오는 2028년 자체 엔진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투기 장착 가능한 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정도다.

한국의 경우 5조원 이상을 투입해 10년 이상 연구개발을 지속한다면 2030년대 중후반 전투기 탑재 엔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항공엔진 설계와 시제품 제작 등에 약 3조3000억원, 엔진 연소시 발생하는 2000℃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소재 개발 등에 2조2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부장은 첨단 항공엔진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지만 수입 대체와 독자 정비, 그리고 민간 항공기와 해양, 발전 등 분야까지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직간접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화그룹이 13일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독자 항공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무장분리 시험 장면. KF-21의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GE사의 F-414-400K 엔진을 라이선스를 활용해 제작하고 있다.[헤럴드DB]

한화그룹이 첨단 항공엔진에 주목하는 것은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6세대 전투기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6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화와 레이저 무기 탑재 등과 함께 유무인 복합운용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미국을 비롯한 항공엔진 선진국들은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 각종 규제에 따라 무인기 탑재 엔진 수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 부장은 “정찰용 무인기 엔진 수출입은 가능하지만 향후에는 KF-21 보라매 급의 무인전투기가 될 시대”라며 “무인전투기 항공엔진은 팔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첨단엔진 개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6세대 전투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엔진 확보”라며 “앞으로 규격시스템, 소재 데이터베이스 등을 빠르게 확보해 선진국과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항공기 기체 개발 기술은 세계 최정상급이지만 엔진 기술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핵심 소재 기술에 있어서는 40~50%에 불과한 형편이다.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GE사의 F-414-400K 엔진을 라이선스를 활용해 제작하고 있다.

한편 1952년 화약산업을 모태로 출발한 한화그룹은 1974년 방위산업에 진출하며 탄약·유도무기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

2022년부터 2년에 걸친 외부 회사 인수와 계열사 합병 작업으로 방산 업무영역을 재편했으며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3사를 구축하고 있다.

미 군사 전문 주간지 ‘디펜스 뉴스’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방위사업은 2022년 기준 매출 8조7280억원으로 국내 방산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인 26위를 기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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