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철강산업 발목 잡는 전력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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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미국 컬럼비아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 철강산업 탈탄소를 주제로 워크숍이 열렸다.
연구교수,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철강 종사자 등 전 세계에서 10명이 참석해 1박2일간 서로 발표를 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이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산업 측면의 주요 공헌자는 철강산업과 전력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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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미국 컬럼비아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 철강산업 탈탄소를 주제로 워크숍이 열렸다. 연구교수,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철강 종사자 등 전 세계에서 10명이 참석해 1박2일간 서로 발표를 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필자도 참석했는데 세 사람의 발표가 충격적이었다. 결론은 철강산업 탈탄소 문제는 철강이 아니라 재생에너지였다.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GEP) 바테일 연구교수의 발표가 대표적이었다. 2050년이 되면 2020년 대비 중국·일본·한국의 철강 생산량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인도·나이지리아·파키스탄·인도네시아·브라질 등은 3~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나라는 용광로의 환원제인 코크스 대신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로 수소환원제철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 근거였다.
스웨덴의 스타트업 H2그린스틸(H2 Green Steel)의 발표는 매우 구체적이었다. 75% 이상인 재생에너지와 킬로와트시(kWh)당 0.3C유로(43원, 한국은 150원)인 전기요금을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기분해 및 저장 용량(800㎿) 설비도 갖추었다. 2025년께 생산을 시작해서 2030년까지 연간 50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자금조달도 지난 1월에 47억유로를 추가해 총 65억유로(약 10조원)를 유치했다. 새로운 주주는 마이크로소프트, 지멘스 등이고 장기 계약 고객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다. 참고로 당진제철소에서는 연간 쇳물 1200만t을 생산하는 설비에 약 6조원이 투입됐다.
독일 티센크루프스틸의 가장 큰 고민도 그린전기 조달이라고 했다. 현재 코크스를 이용하는 용광로는 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가스 발전으로 자체 전력의 70%를 충당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코크스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그 이상의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해야 한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한국이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산업 측면의 주요 공헌자는 철강산업과 전력산업이었다. 이 두 산업이 근육과 피가 되어 체격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발달한 정보통신 산업이 경제의 체질을 바꿨기에 가능했다. 탄소경제 덕분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심각하다. 우리나라 철강 경쟁력은 세계 4위 수준이다. 철강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력 우위를 분석한 결과 일본(92.8) 미국(90.5) 독일(89.7) 한국(85.7) 중국(84.7) 순이다(산업연구원·2023). 우리와 제조업 경쟁을 하는 일본에 한참 뒤졌고 중국에 겨우 앞서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저탄소 철강' 경쟁력 열위다.
전력은 더 심각하다. 한전의 적자는 고통이 따르더라도 가격을 올리면 된다. 문제는 재생에너지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여건은 제조업 경쟁국인 독일 일본 중국과 비슷하다.
문제는 전력시장이다. 한전의 독점 공급과 정부의 요금 규제로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공급만 있지 수요 조절 기능이 없다.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청정 전력량은 지금보다 약 6.4배 많다(산업연구원). 원자력 발전량으로 환산 시 원전 20기(20GW) 정도가 더 필요하다. 이 많은 전력을 독점 규제시장에서는 조달이 불가능하다. 민간자본이 전력시장에 들어오도록 개방을 해야 한다. 정부는 '룰'을 정해주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
[김경식 ESG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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