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피치클락, LG 최소 위반-키움 최다 위반. 경기시간 23분 단축…왜 ABS 정확도 99.9%일까, 0.1% 오차의 이유는
[OSEN=한용섭 기자] KBO가 올 시즌부터 실시하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와 피치 클락(시범 운영)의 효과를 분석했다.
12일까지 치른 시범경기 19경기에서 평균 경기시간은 2시간 35분으로 지난해 대비 23분 감소했다. ABS 투구 추적 성공률 99.9%라고 밝혔다. 피치클락 위반은 19경기에서 총 85회가 발생했다. 경기당 평균 4.5회다. LG가 4경기 3회로 가장 적고, 키움이 4경기 15회로 가장 많았다.
KBO는 ‘팬 퍼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2024 시범경기부터 ABS를 정식 운영하고 있고, 피치클락을 시범 운영 중이다. 공정하고 일관된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통해 지속적인 심판 판정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ABS는 12일까지 시범경기 19경기 동안 99.9%의 투구 추적 성공률을 보였다.
0.01% 실패는 무엇일까. KBO가 밝힌 투구 추적이 실패한 사례는 중계 와이어 카메라가 이동 중 추적 범위를 침범해 투구 추적이 실패한 경우 등이 사유였다. KBO는 "시즌 중 급격한 날씨 변화, 이물질 난입 등 기타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100% 트래킹 추적 성공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추적 실패 시 대응 매뉴얼을 보다 철저히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심판과 ABS 운영요원 교육을 통해 추적 실패에도 경기 진행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모든 준비를 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경기 중 불필요한 시간 지연 최소화로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기 위해 시범 운영 중인 피치 클락은 1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5건의 위반(경고)이 나왔다. 19경기 중 총 85건이며 투수 위반이 38건, 타자는 46건이었다. 포수 위반이 1건 있었다.
KBO리그는 선수들의 피치클락 적응을 돕기 위해 올 시즌 시범경기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위반에 따른 제재는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투수판 이탈(견제 등) 제한 규정도 적용하지 않는다. KBO는 "피치클락 시범운영에 따른 각종 관련 통계와 팬들의 선호도, 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정식 도입 시기를 최대한 빨리 결정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피치 클락 시범 운영에 따라 19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 35분으로 2023년 시범경기 20경기 2시간 58분과 비교해 23분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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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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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의 도입은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KBO는 2020년부터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약 300경기에 걸쳐 시범 운영 해오며 기술적 안정성을 높여왔다. 또한 시행 검토 및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리그 전력강화를 위한 ‘KBO 리그·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를 비롯, 여러 차례의 실행위원회와 이사회 논의와 구단 실무 팀장 회의, 감독 간담회, 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KBO는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중계방송사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설명회 시간을 가졌다. 설명회에서 2023년 KBO리그 심판 판정과 퓨처스리그에서 시행된 로봇 판정(PTS)을 비교한 수치를 공개했다. 정확성에서 심판 판정은 91.3% 수준, PTS 판정을 2024년 ABS 판정 기준에 적용하면 95~96%로 예상했다.
KBO는 "한 경기 평균 투구 수는 약 300개다. 이 중 심판이 판정을 내리는 횟수는 약 166회, 파울이나 인플레이 타구, 사구 등을 제외한 횟수다. 심판과 PTS 불일치 횟수(오심)는 약 14.4개였다"고 밝혔다.
심판이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온 공을 볼로 판정한 것이 약 7개, 반대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것이 약 7개였다. 올해 ABS 도입으로 경기당 평균 14개의 S존 오심이 없어지고, 100%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 존 판정 기준을 적용 받을 수 있다.
ABS의 스트라이크 존 설정은 '홈 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면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스트라이크존의 한 면만 측정하면 살짝 걸치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ABS는 홈플레이트 중간면과 맨 끝면 두 곳에서 공이 존을 통과해야 스트라이크가 된다.
스트라이크존은 선수들의 키에 근거해 측정한다.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를 적용하며 하단은 선수 신장의 27.64%를 적용한다. 선수들의 다양한 타격 자세는 고려하지 않았다. 타격 자세를 일부러 낮추거나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수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신장 기준으로 S존 설정을 했다. 메이저리그도 선수의 신장을 재서 범위를 도출했다. 타격자세에 따라 달리 적용하면 오류가 나오기도 한다. 또 스파이크의 높이 역시 브랜드 종류별로 다르기 때문에 선수들의 신장은 맨발 기준으로 측정했다. 신발을 벗고 측정한 데이터에다 스파이크 높이의 평균 데이터를 추가해서 적용했다.
KBO는 투구 추적 시스템(PTS)에서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추적 시스템으로 99.8% 추적 성공률이 나온다. 0.2%는 구장 환경 요소, 날씨 영향, 기계적 결함으로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시범경기 19경기에서 ABS는 99.9% 성공률로 예상치보다 0.01% 높게 나왔다.
KBO는 경기 전에 양 팀 덕아웃에 ABS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PC를 1대씩 제공한다. KBO는 "덕아웃에 제공될 태블릿PC로 선수들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4~5초 딜레이가 될 수 있는데, 실시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만약 심판이 ABS 판정을 전달받고 다르게 판정을 내리면, 덕아웃에서 태블릿PC로 확인해서 심판에 항의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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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치 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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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클락이 시범경기 최대 화두다. 시범운영을 하므로, 위반시에는 구두 경고에 그치고 실제로 제재는 없다.
경기 중 불필요한 시간 지연 최소화로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기 위해 시범 운영 중인 피치 클락은 1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5건의 위반(경고)이 나왔다. 시범경기 19경기 중 총 85건이 나왔는데, 투수가 위반한 건 38건, 타자가 위반한 건 46건이었다. 포수 위반은 1번 나왔다.
시범경기 첫날 39건, 2일차 21건, 3일차 16건, 4일차 9건(4경기, 1경기 우천취소)으로 경기가 진행될수록 위반 사례가 감소하고 있다. 선수단이 규정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팀 별로 보면, LG(3개), 두산(4개)과 롯데(4개), 삼성(5개), 한화(8개)가 위반 사례가 적었다. KT(10개), KIA(12개), SSG(12개), NC(12개)에 이어 키움(15개)이 가장 많이 위반했다.
피치클락은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해야 한다. 또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 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한다. 타자는 피치클락 종료 8초 전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하고 타석에 서야 한다.
투수 교체는 2분 20초, 이닝 교대 시간은 2분이다. 피치 클락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투구판에서 발을 빼는 행위는 3회까지만 허용된다. 타자의 타임 횟수는 타석당 1회로 제한된다.
피치클락 규정을 투수와 포수가 위반하면 볼이 선언되고, 타자가 위반하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그런데 피치클락은 전반기 시범운영이라 위반을 하더라도 볼/스트라이크를 선언하지 않고, 구두 경고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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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의 엇갈리는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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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클락의 시범 운영을 두고 현장에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9일 시범경기 첫 날에 "피치 클락은 지난 겨울, 감독들이 모여서 이야기 했을 때는 안하는 것으로 얘기를 했다. 하지만 시범적으로 운영을 한다고 결정을 했으니까 하긴 한다. 아직은 피치 클락이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치 클락을 위해) 견제 횟수가 제한된다는 것은 야구에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현장에서 얘기를 해서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목소를 높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피치클락에 대해 "시범경기 때까지 하고 안 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시범운영이면) 안 할거면...선수들이 은근히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는 것 같다"며 "시야에 시계가 들어오면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하고 (정규시즌에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또 이 감독은 올해 정식 도입에도 반대했다. 그는 "전반기 시범운영을 하고 후반기 정식으로 하자고 하면, 성적이 좋은 팀들이 하자고 할까. 하위권 팀은 해도 안해도 상관없겠지만, 상위권 팀들은 절대 안 한다 할거다. 올해 도입은 절대 안 될거로 본다"고 말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11일 “좀 더 유예기간을 줘야 될 것 같다. 일단은 준비를 완벽에 가깝게 좀 만들어야 될 것 같고, 그다음에 선수들이 의식하는 시간이 좀 걸려야 될 것 같다. 좀 걱정되는 거는 선수들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야 되는데, 피치클락으로 인해서 그렇지 못한 모습이 보일까봐 우려스럽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팬들도 더 많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예기간을 좀 충분히 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을 좀 달라는 거다. 최소한 2~3년 하고, 2군에서 완벽하게 하고나서, 시범경기부터 단계별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ABS까지 같이 해버리니까 선수 입장에서는 쫓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반대로 찬성하는 감독들도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에 개인 훈련 할 때부터 준비했다. 어차피 해야 되는 거니까 선수들이 미리 시간을 생각하고 준비하라고, 집에서라도 (시간을 재면서) 호흡 해보라고 했다. 캠프에서 시작하는 것과 12월에 개인 훈련할 때부터 본인들이 의식하고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투구 템포가 느린 투수는 피치클락에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했다. 염 감독은 "피치클락이 투수들의 홀딩 동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을 길게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투수들은 좀 더 빠르게 템포를 가져가야 하고, 그러다 보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우리는 최대한 피치클락을 지키려고 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봐도 그렇고, 야구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우리도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팀은 투수와 타자 모두 피치클락을 최대한 지키고, 적응하자고 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앞으로 어차피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룰 안에서 경기하겠다"고 했다.
LG는 13일 현재 시범경기에서 10개 구단 중 피치클락 위반이 3회로 가장 적다. 염 감독은 "팬들께 좀 더 지루하지 않고 스피디한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해야 한다. 팬들과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좋아하신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피치클락) 시행 후 경기당 20분 이상 줄었지 않느냐. 많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피치클락은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무조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한 번 봤는데 군더더기가 없더라. 사인 간단히 내고 하니까 위반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하더라. 정립만 잘 한다면 나쁘지 않을 거고, 시행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이승엽 두산 감독 등도 ABS와 피치클락 도입 등 KBO의 방향성에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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