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학업 경쟁 때문인가…중국, 교사의 학생 폭행 사건 잇따라

박은하 기자 2024. 3. 13. 17: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말 후난성 상샹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숙제 검사를 하며 학생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중국에서 최근 교사가 학생을 폭행해 정직 처분을 받는 일이 연달아 발생했다.

광시성 구이항시 항난구 교육국은 12일 통보문을 내고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졌다”며 “관계당국 합동조사 결과 해당 영상의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 공개된 영상에는 교사 두 명이 학생 한 명을 번갈아가며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교사 두 명이 초등학교 복도로 보이는 곳에 서 있는 학생 한 명에게 다가오더니 한 명은 학생의 뺨을 연거푸 두 대 때리고 밀쳤으며 다른 한 명이 맞은 학생을 억지로 잡아끌고 이동하려 했다. 학생이 몸부림을 치다 교사의 팔을 벗어나 눈가를 훔치는 장면까지 영상에 담겼다.

교육국은 “사건에 연루된 해당 교사들을 즉시 정직 처분하고 조사를 시작해 법에 의해 엄격히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국은 학생에게는 심리상담을 배치했으며 교사를 상대로 자질 교육을 강화해 양호한 교육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후난성 상샹시에서도 교사 두 명이 숙제 검사를 하며 학생들을 폭행한 사실이 발각돼 정직 처분을 당했다. 이 사건도 동영상 폭로를 통해 알려졌다. 영상에는 교사가 고함을 지르며 학생이 제출한 숙제를 바닥에 내던지고 학생의 얼굴을 꼬집는 장면 등이 담겼다. 현지 언론은 폭행을 한 교사들이 각각 초등학교 6학년 국어, 수학교사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여학생이 수업 중 몰래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교사가 학급 여학생 전체에게 단체 기합을 준 사건이 중국 언론에 보도됐다. 지난해 6월 교사가 학생의 뺨을 때리자 학생이 교사의 머리채를 잡은 사건도 있었다. 이 밖에도 유치원 교사의 원아 폭행, 학원 교사의 학생 폭행 등을 담은 영상이 지난해 공개돼 매번 공분을 샀다.

학교 현장이 전반적으로 스트레스와 분노로 가득 찬 공간이 돼 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생의 교사 폭행, 학부모의 교사 괴롭힘 사례도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상 공개된 폭행 사례에는 교사가 숙제를 잘해오지 못하거나 계산을 잘못한 학생을 때리는 등 학업이 부진한 학생을 때리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자문 업체인 아만교육컨설팅은 지난해 11월 연달아 발생하는 교사 폭행사건의 원인을 두고 블로그에 “입시 중심의 학교, 각종 순위와 평가 지표는 교사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점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학생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무시하고 있으며 자신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교사의 수당을 인상하고 자질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