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주목! 이 사람] "낡은 운동권 정치 퇴장해야 젊은 리더십이 탄생한다"
"운동권적 사고·행동 넘어
세대·젠더·지역 중계자로"
호준석(사진) 국민의힘 구로갑 예비후보는 상당수 국민에 낯이 익은 인물이다. 뉴스 전문채널인 YTN에 재직하며 정치부 기자, 청와대 출입기자 등을 거쳐 간판 앵커로 뉴스를 책임져왔다.
그런 그가 30년을 일한 YTN의 간판앵커 자리를 박차고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정치 뉴스를 전달하던 앵커가 직접 정치의 한복판에 선 것이다. 호 후보의 결심을 이끌어낸 결정적 계기는 운동권 정치의 견고한 특권 카르텔을 깨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호 예비후보는 "뉴스는 거창한 게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다. 앵커는 시청자들이 지금 어떤 마음과 생각을 하고 있을지, 무엇을 제일 궁금해할지 그리고, 뉴스의 주인공들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이런 행동과 결정을 했을지, 양쪽을 헤아리고 이해하고 연결하는 중계자"라며 "대한민국은 지금 연결이 필요하다. 위와 아래 세대를 이어야 하고, 젠더, 지역, 때로는 좌와 우를 이어야 한다. 언젠가는 남과 북도 이어야 한다"고 정치인으로서의 호준석 역할론을 폈다. 그는 특히 "운동권적 사고와 행동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 각 분야에서 계속적으로 미래세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모든 분야의 연결을 방해하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면서 "운동권의 견고한 특권 카르텔이 민생을 짓눌렀다. 전형적인 운동권 정치의 폐해인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20·30 청년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념적 부동산 정책이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앗아가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게 호 예비후보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이대로 22대 총선을 치른다면 서울에서 단 6석만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보도가 이어지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집권 여당의 총선 패배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은 운동권 특권 카르텔이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라며 "망설임 없이 다음날 바로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이번 총선에서 무엇이라도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결심의 순간을 전했다.
그가 출마한 구로갑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선에 도전하는 곳으로 여당에는 험지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인재인 그가 그런 불리한 조건에도 구로갑 출마라는 도전에 나선 것은 운동권 정치를 청산하겠다는 그의 신념을 이룰 최적의 선거구이기 때문이다. 1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출신인 이 의원은 운동권 정치의 대표격이다. 16대 총선부터 22대 총선까지 총 7차례 구로갑에 출마했다. 이 중 17·19·20·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호 예비후보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호 후보는 "20·30 청년들에게 운동권은 낯선 말이다. 그래서 운동권 청산의 필요를 체감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있다"며 "운동권이란 단순히 '옛날에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 그 사고, 행동 방식, 이념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 사람을 뜻한다"고 했다. 이어 "'선악'의 이분법, '자신은 늘 옳다'는 독선, '내가 옳으니 뭘 해도 괜찮다'는 오만이 운동권의 특징이다. 말로는 '정의와 약자'를 외치지만 약자를 위한 '희생'은 없다"면서 "입시비리 유죄 판결을 받아도,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리다 구속돼도 사과하지 않는다. 북한 정권엔 이상하리만치 온정적이고, 자랑스런 대한민국 역사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운동권 청산'은 몇몇 특정인이 미워서 하는 얘기도, 단지 '오래 했으니 그만하라'는 얘기도 아니다. 낡은 이념의 운동권 정치인이 퇴장해야 비로소 대화와 상식의 정치가 가능해지고 젊은 리더십이 탄생할 수 있다"며 "운동권의 시대적 소명은 다했다. 대한민국이 미래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음 세대를 위해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 기간 구로에서 살아온 구로구민이다. 그는 "1993년부터 구로에 살았다. 30년 넘게 살며 구석구석 안 다녀본 곳 없는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며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처음부터 구로갑 출마를 공언했다. 험지라 피할 거였으면 애당초 출마하지도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구로'의 이름을 바꾸겠다는 공약을 냈다. 그는 "1970년대 구로공단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었지만, 21세기의 구로가 그 이름에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며 "역사적 자취에 남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곳곳에 남아 있는 '구로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첫 걸음으로 구 명칭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2018년 인천 남구가 주민 공모를 거쳐 인천 미추홀구로 바꾼 전례가 있다.
구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육중한 철도와 삭막한 방음벽도 걷어내야 한다. 그는 "1900년 개통된 경인전철은 근대화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동네와 주민들을 갈라놓고 있다"며 "철도가 지하화되고 그 위에 아름다운 공원, 살기 좋은 집, 멋진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 구로는 천지개벽이다. 경인선 철길을 경인선 숲길로 탈바꿈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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