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현직 간부 "혐의 전면 부인" vs 경찰 '릴레이 조사' 응수
경찰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불러 차례로 조사했다. 출석 일정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 조사 도중 퇴장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1차 조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이 개인당 최소 10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인 가운데 의협 전·현직 간부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수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사 대상은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 회장 등 5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이들을 의료법 위반 교사·방조,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공모공동정범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1일과 4일 의협 사무실과 고발된 5인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의 조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보건복지부의 고발 이후 의협 관계자 첫 소환 조사까지 불과 8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찰에 출석한 의협 전·현직 관계자 5인은 경찰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폰 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토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관련자에 대한 1차 조사는 최소 10시간에서 최대 14시간까지 이뤄졌으나 조사가 길어지며 일부 관계자는 2차 조사를 앞둔 상태다.
노 전 회장과 임 회장의 변호를 맡은 이재희 법무법인 명재 변호사는 "의뢰인들이 각각 8시간에 걸친 포렌식 조사를 받았으나 경찰이 유의미한 정보를 확보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당초 보건복지부가 고발한 혐의는 의료법 위반 교사·방조였으나 일부 피고발인들에게는 추후 방조 혐의만 적용됐다. 실제 노 전 회장이 본인의 SNS 계정에 올린 압수수색 영장에는 범죄 사실로 업무방해와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만 적용돼 있다.
임 회장은 12일 오전 10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러다 조사 1시간여가 지난 오전 11시쯤 돌연 조사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출석 일정 등을 놓고 경찰과 갈등을 빚은 것이 조사 거부의 이유로 지목된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금일 오전 10시 임 회장을 조사했으나 조사 한 시간여 만에 출석 일자를 문제 삼아 조사를 거부하고 퇴실했다"며 "정해진 출석 일자에 출석해 정상적으로 조사가 진행될 줄 알았으나 1시간여 만에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석 때 본인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던 것과는 달리 아무 입장 표명 없이 돌아간 후 수 시간 만에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경찰 수사를 비난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임 회장 측은 경찰 측이 결론이 정해진 수사를 원했다며 의견문을 발표하고 반박했다. 경찰이 임의 수사 날짜를 사실상 정해 놓고 강요했으며 화장실에 가지 못하게 하는 등 강압적으로 수사를 했다는 취지다.
13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임 회장 측 이 변호사는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고발인(대한민국 정부 보건복지부)과 그 수반인 대통령 등으로부터 수사의 구체적 방향을 지휘받고 보고하며 정해진 결론에 맞춰 수사했다는 점 △변호인에게 모욕적 언행을 했다는 점 △화장실 사용을 위한 휴식 요청을 2회 거부한 점 △출석 요구서에 기재된 대로 지정된 일시에 출석할 수 없는 사유를 여러 차례 제시했으나 출석 거부로 포장해 체포 사유를 만들려 한 점 등의 사유다.
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임 회장 측이 발송한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받아본 뒤 추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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