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키옥시아 투자 1.6조원 평가손실…정상화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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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낸드플래시 생산업체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키옥시아 투자자산에 대해 평가손실 1조6558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에 키옥시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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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옥시아, 낸드 업황 침체로 실적 부진 장기화…WD와의 합병 추진에 SK는 '반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업체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8년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해 4조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키옥시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며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어서다.
13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키옥시아 투자자산에 대해 평가손실 1조6558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에는 1조6683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지만, 2021년 3719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에는 1조882억원 손실로 손익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며 영업외손실로 잡혀 전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에 키옥시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이중 2조7000억원은 베인캐피탈이 만든 사모펀드의 출자자(LP)로 참여했다. 나머지는 당시 도시바메모리가 발행한 1조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투자는 재무적 투자자 성격으로, 키옥시아의 기업공개(IPO) 이후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최우선 목적이었다. 그러나 낸드 업황이 침체기에 빠지고, 키옥시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단독 IPO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키옥시아 평가자산은 3조6300억원으로, 매입가인 4억원보다 낮아 '손절'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단순 처분도 쉽지 않다.
최근 키옥시아가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합병 이후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고 있는데, SK하이닉스로선 하나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으로 회사 가치를 끌어올려 IPO까지 성공한다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이 성사되면 SK하이닉스는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인 낸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의 탄생으로 자신의 시장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이 33.1%로, 1위 삼성전자(36.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 WD(14.5%)와 4위 키옥시아(12.6%)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27.1%로 크게 높아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을 반대한 것도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키옥시아의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의결권 지분율 15%를 확보할 수 있다.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을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키옥시아와 WD의 합병 협상은 오는 4월 재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 정부 당국자들과 함께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와 WD 합병에 동의하도록 설득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측은 "한국 정부의 압박이나 설득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키옥시아와의 협력관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19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 후 취재진을 만나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자산 가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측면에서 그대로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다만 "협력에 대해서는 언제든 오픈돼 있다"며 "우리와 키옥시아 간 윈-윈(Win-Win)을 위해 협력할 좋은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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