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피해자 단체 “배상안 수용못 해…계약무효, 원금달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금융당국의 배상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배상안 수준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배상안을 마련해 판매사와 소비자 간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단체는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오히려 일괄 배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ELS' 피해 소비자 단체는 오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 앞에서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은행의 조직적인 개입에 따른 판매 사기라는 입장을 재차 전달하기 위해서다. 판매 사기일 경우 계약 무효로 원금을 전액 상환 받을 수 있다.

ELS 피해자 단체 길성주 위원장은 디지털타임스외의 통화에서 "배상안은 은행 입장만 반영돼 있다"면서 "예적금 가입목적 고객, ELS 취약계층, 최초투자, 비영리공익법인 등 은행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가산비율이 45%인 것은 지나치게 작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입자들이 예적금을 넣으려 은행을 찾았다가 액수가 크면 따로 회의실로 불려가 '안전하다', '이자 받는다', '10년동안 손실난 적 없다' 등 공통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본질은 사기죄다. 금융당국은 조직적인 개입 증거가 발견되면 사기가 된다고 했는데, 내부 고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변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홍콩 ELS를 정기예금대체상품으로 알고 가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입 후에도 주가연계신탁(ELT) 계좌였다는 안내를 별도로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ELS를 가입하면서 은행은 수수료 명목으로 1~2%를 수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20조원에 달하는 홍콩H ELS 판매 규모를 감안하면 200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