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본선 개막…꼭 잡아야 당선되는 '격전지' 7곳 표심은?

김희정 기자 2024. 3. 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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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가 흑인 대통령" 흑인 방송국에 표적 광고,
바이든도 3000만달러 광고공세 개시…'블루월' 수성
지지율은 트럼프가 우세… 선거인단 270명 확보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지시간) 민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돼 4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AFPBBNews=뉴스1

미국의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조지아 주를 비롯한 양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해 미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했다.

뉴욕타임즈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 주에서의 승리로 바이든은 1968명의 대의원을 먼저 확보, 민주당 대선 후보 기준을 넘겼다. 바이든에 이어 이날 밤 트럼프도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1215명의 대의원수를 확보해 백악관 재입성을 위한 본선이 시작됐다.
트럼프 "내가 흑인 대통령", 경합주 표심 어디로…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트럼프가 우세하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7.3%으로 바이든을 1.8%포인트 앞서고 있다. 그러나 미국 선거 제도 특성상 전국적인 지지율보다는 경합주에서 선거인단을 몇 명 확보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지난 주말 두 후보는 일찌감치 격전지를 찾아 본선 매치에 나섰다.

엄밀히 말해 간접선거 방식인 미 대선은 후보자가 전체 538명의 대통령선거인단 중 최소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이긴다.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 등 51곳에 각각 인구 수 등을 감안해 선거인을 배분해놨고, 주별 승자는 득표율과 관계 없이 해당 지역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2곳은 예외) RCP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양당의 우세지역에서 각각 215명, 219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열세인 바이든이 그만큼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트럼프보다 많은 선거인단을 모아야 한다.

미국 대선 후보는 백악관에 다시 입성하기 위해 총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한다. 각 당의 우세지역 외에 아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네바다 등이 격전지 꼽힌다. /출처=리얼클리어폴링닷컴

북부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과 남서부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애리조나 등 7개 경합주 중 6곳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 이는 2020년 대선 결과와 정반대다. 특히 당시 바이든 승리를 이끈 젊은층과 흑인 및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도가 전보다 낮다. 뉴욕타임즈-시에나 칼리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4년 전 바이든을 지지한 유권자 중 83%만 다시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트럼프는 97%다.

두 사람은 이날 경선을 앞두고 지난 9일 경합주인 조지아를 동시에 찾아 날을 세웠다. 조지아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1만2000표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트럼프를 꺾은 곳이다. 교외 흑인 히스패닉 등 인구특성상 후보별 강점과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바이든은 조지아로 향하기 전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3000만달러(400억원) 규모의 광고 공세를 시작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미국 조지아주 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트럼프의 지지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로이터=뉴스1

바이든은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선거인단 총 33명)에서 패배하더라도 최근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해 온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총 44명) 등 '블루 월'(1992~2012년까지 미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18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을 포함해 2020년 승리했던 지역을 수성하면 다시 이길 수 있다. 다만 위스콘신은 2020년 조지아, 애리조나에 이어 세 번째로 근소한 표차를 보였던 곳이다.

트럼프도 이에 질세라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경합주의 흑인 라디오 방송국에 표적 광고를 게재했다. 바이든이 국경 정책을 통해 사실상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위기를 허용한 것으로 묘사하는 흑색 광고다. 트럼프는 흑인 유권자를 오는 11월 백악관 재입성을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보고 있다. 자신의 머그샷을 흑인 유권자들과의 동질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역이용하며 스스로 '흑인 대통령'으로 칭할 정도다.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미국 조지아주 롬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는 흑인 유권자의 표를 직접 취하진 못해도 일부라도 제3당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돌려 바이든에게서 떼어내겠다는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실제 트럼프는 여론조사에서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2016년(6%) 대비 거의 4배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있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직격탄을 맞은 흑인 유권자들은 바이든의 경제 정책에 낙제점을 주고 있다.
바이든 최대 적은 냉소주의… 지지층 투표율이 관건
트럼프는 흑인 유권자를 포섭함으로써 무소속 유권자와 교외 여성 등 자신의 지지율이 낮은 유권자층을 만회하겠단 계획이다. 정치적 냉소를 확산시켜 바이든 지지층의 투표율을 낮추기만해도 트럼프로서는 유리하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결에서 트럼프캠프가 취한 전략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코넬 벨처는 "바이든의 가장 큰 위협은 트럼프가 아니라 흑인 유권자들의 좌절과 냉소주의"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선거 사무소를 방문해 자원 봉사자들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바이든 역시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층에 주요 도시 내 이벤트와 라디오 광고를 통해 어필하고 있다. 바이든 캠페인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마이클 타일러는 "트럼프의 정책은 흑인 커뮤니티에 피해를 입혔다. 자신의 머그샷을 축하하고 인종차별적 농담을 하면서 어리석음의 막다른 골목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지지해온 데 따른 범무슬림계의 항의도 바이든에겐 큰 변수다. 미국 무슬림활동가들과 진보주의자들은 유권자들에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시간에서 이에 호응해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에 기표한 유권자가 10만1000명에 달했다. 미네소타와 하와이 경선에서도 상당한 지지표가 나왔다. 이날 예비선거를 치른 워싱턴 주에서는 표결 결과가 며칠 후에나 공개된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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