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의제]대한민국 소멸 위기, '행정수도' 돌파구 삼아야
대통령집무실, 세종의사당, 법원 설치 시급, "입법·사법·행정 완성"
저출산으로 인한 국가소멸 위기가 각계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행정수도 완성'이 위기 탈출의 해결책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도권 집중 해소를 통한 지방시대 중요성을 강조한 대통령 발언까지 더해지며 행정수도 세종을 중심으로 한 국가균형발전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22대 총선을 통한 추진 동력 확보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졌기 때문이다.
'행정수도 완성'은 2012년 세종시 출범 후 지난 10여년간 지역사회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대선 공약부터 20여년,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백지계획으로부터는 50여년을 고민해온 국가적 어젠다가 됐다.
인구 절반을 점유한 수도 서울의 초과밀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서울로 몰리는 인구를 억제해 분산하는 '행정수도 역할론'을 주문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돈과 자원과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서울과 수도권의 과대화를 경계했다. 서울은 서울대로 인구 과밀화, 환경 악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지방은 지방대로 발전 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우려감에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이와 유사한 구상을 표명했다. 지난달 13일 부산 민생토론회에서 "수도권 집중과 과도한 경쟁이 심각한 저출산 원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 균형발전으로 지방시대를 열어 합계출산율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과거부터 이어졌던 '수도권 과밀 현상'이 이제는 '저출산의 원흉'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저출산 원인 중 하나로 '도시인구 집중도'를 꼽았고,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로 '지방 거점도시 육성'을 제시했다. 서울 집중을 탈피해 인구 분산을 유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런 면에서 '행정수도 세종'의 역할론이 총선 정국을 맞아 더욱 부각되고 있다. 수도권 과밀 억제, 인구 분산, 국가 경쟁력 강화란 당초 목적 외에 '저출산 해결'의 대안으로 삼을 시대적 과제란 얘기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행정수도 완성을 통한 균형발전은 더 이상 충권권 만의 지역현안도, 여야 어느 한쪽의 전유물도 아닌, 국가 명운을 가른 핵심 어젠다"라며 "행정수도를 중심으로 한 충청 메가시티 구축에 힘써 인구 분산에 더욱 매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행정수도 완성의 핵심으로 꼽히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후속 조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세종의사당 조기 완공은 이미 공염불이 됐다. 국회 규칙 개정 당시 시기를 못 박지 않은 것이 문제다.
대통령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대통령 세종집무실도 계획됐던 규모가 대폭 줄고 시기도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 116번에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와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을 지원해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행정과 입법에 이어 행정수도의 마지막 퍼즐로 꼽혔던 사법기능의 핵심 '세종지방·행정법원' 설치는 사실상 무산되는 흐름이다. 관련 내용을 담은 '법원설치법·행정소송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태로, 21대 국회가 끝나면 자동 폐기된다. 인구 급증에 따른 사법 수요 증가와 함께 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행정소송 건수 폭증으로 법원 설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외면받고 있는 모습이다.
자족기능 강화를 위한 근거를 담은 '세종시법 전부개정'도 관심 밖에 밀려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부의 세종교육청의 '보통교부금 보정액' 대폭 삭감 사례를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
변화하는 도시 위상에 맞춰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개헌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부각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는 총선을 앞두고 제2의 수도 완성을 위한 26개 지역공약화 혁신 발전과제를 각 당에 건의하는 등 동력 확보에 나섰다.
세종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개조와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선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거듭나 수도권 기능을 분담토록 해야 한다"며 "세종을 중심으로 한 충청 메가시티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서라도 이번 총선을 기폭제로 삼아 핵심 시책들에 대한 추진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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