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더 비싼 韓비트코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김치 프리미엄 왜?
포모 심리 가세… 12% 넘기도
외국환거래법 의거 공급 규제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국내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억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의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시장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 현상)가 일반적이지만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오히려 '코리아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투기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국내 금융당국의 자본 통제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2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91% 오른 7만30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0% 넘게 오른 수치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이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는 각각 1억281만4000원, 1억197만6000원에 거래됐다. 업비트 기준으로 이날 장중 1억300만원까지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 차이를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업비트에서 6.22%, 빗썸에서 5.77%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현재 가격인 7만3000달러를 그대로 원화 환산하면 9610만원이지만, 같은 시간에 비트코인을 거래하더라도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5~6%가량 비싸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역사적 전고점(2021년 11월)을 돌파했던 지난 5일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12%를 넘기도 했다.
코인마켓캡에서 집계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비트의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73억5200만달러(한화 약 9조6826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 거래소 중에서도 5위 규모다.
모두가 투자로 돈을 버는 상황에서 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을 뜻하는 '포모'(Fear of Missing Out·FOMO) 심리까지 확산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9년 캐나다 캘거리 대학의 연구진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소는 미국 거래소보다 평균 4.73% 높은 가격을 보였고, 2017년 12월 강세장 당시 한국 거래소들은 전 세계 대부분의 거래소보다 비트코인을 최대 50% 높은 가격에 거래하기도 했다.
외신에서도 김치 프리미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한국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지수는 가상화폐 환경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평가했다. 또 정호찬 크립토퀀트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 랠리는 주로 미국의 기관 수요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한국에는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없기 때문에 소매 현물 구매가 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투기 수요가 프리미엄을 발생시킨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투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 시장의 자금 흐름 통제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1961년부터 시행된 '외국환관리법'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8년 '외국환거래법'으로 재정비해 그 큰 틀 하에 지금까지 외국환 거래를 통제하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을 때 비트코인의 공급 병목현상이 일어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 어디에도 유통될 수 있는 글로벌 자산인데, 특정 지역에 자본 통제가 존재하고 그 국가의 법정화폐로 현금화한 이익을 자국으로 회수할 수 없다면 그 국가로 유통되는 비트코인 물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코인텔레그래프도 "일반적으로 한국 거래소의 암호화폐 가격은 주로 규제 당국의 엄격한 자본 통제 정책으로 인해 외국 플랫폼의 가격과 다르다"며 "기관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거래소에서 거래가 금지되며, 국내 거래자는 차익거래에 관여할 경우 처벌을 받게 되고 국내 암호화폐 공급이 제한돼 있어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격 격차가 커진다"고 평가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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