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시진핑이 웃는다"는데... 미, 우크라에 4000억대 무기 '쥐어 짜기' 지원

조아름 2024. 3. 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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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보내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예산이 포함된 950억 달러(약 127조 원) 규모의 '안보 패키지 예산안'이 미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일단 행정부가 나서 급한 불을 끄기로 한 것이다.

미 행정부는 이번 무기 지원이 기껏해야 "몇 주 정도"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임시방편에 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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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예산 절감해 비용 마련
601억 달러 예산안 의회 표류 탓
바이든 "푸틴 안 멈춰" 통과 촉구
EU도 50억 유로 긴급 투입 예정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난해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히로시마=AFP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보내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예산이 포함된 950억 달러(약 127조 원) 규모의 '안보 패키지 예산안'이 미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일단 행정부가 나서 급한 불을 끄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2년 넘게 전쟁을 치르며 무기고가 바닥을 드러낸 우크라이나를 돕기에 부족한 물량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미 정부, 석 달 만에 '찔끔' 지원

미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대공 요격기, 대포, 탄약을 비롯해 사정거리 100마일(161㎞)인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구형 버전 등이 지원 목록에 포함됐다. 미 행정부는 국방부 무기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아낀 덕에 이번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의회가 추가 예산을 승인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지원 돈줄이 막혔던 지난해 12월 이후 약 석 달 만에 나온 무기 지원이다.

미 행정부로선 겨우 쥐어짠 고육책이나 다름없다. 우크라이나 지원액 601억 달러(약 80조 원)가 포함된 예산안이 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탓이다. 예산안은 지난달 상원 문턱을 넘었지만 공화당 강경파가 다수 포진한 하원 반대에 가로막힌 상태다.

미 행정부는 이번 무기 지원이 기껏해야 "몇 주 정도"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임시방편에 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일회성 지원이나 다름없다"고 했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우크라이나군은 여러 전선에서 탄약 부족 압박을 받고 있다"며 "당분간 우크라이나의 사격이 가능해지겠지만,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모스크바에서 자국 국영방송 로씨야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CIA 국장 "우크라 지원 안 하면 중국도 자극"

이에 의회를 향한 압박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총리 등을 만나 모두발언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진격해 자유세계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의회가 예산안을 늦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이 연기될수록 러시아는 물론 영토 확장을 노리는 중국의 야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전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뤄지면 러시아의 영토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은)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지도부의 (침공) 야망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도 일단 우크라이나의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13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자금줄 역할을 해 온 유럽평화기금에 50억 유로(약 7조2,000억 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날 미국과 유럽의 동시 지원책 발표를 두고 FT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맞서 더 이상 방어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서방 정책 입안자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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