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우두봉 문헌 기록에 없는 1400m 성벽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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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유적들로 유명한 경남 거제시의 우두봉 기슭에서 문헌에 나오지 않는 길이 1400여m의 성벽이 발견됐다.
나동욱 영남성곽연구소 소장은 13일 "최근 거제둔덕기성 일대 항공사진을 분석하다가 성벽으로 추정되는 지형을 발견하고, 현장 조사를 통해 우거진 숲속에서 성벽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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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유적들로 유명한 경남 거제시의 우두봉 기슭에서 문헌에 나오지 않는 길이 1400여m의 성벽이 발견됐다. 인근에 있는 거제둔덕기성의 외성으로 추정된다.
나동욱 영남성곽연구소 소장은 13일 “최근 거제둔덕기성 일대 항공사진을 분석하다가 성벽으로 추정되는 지형을 발견하고, 현장 조사를 통해 우거진 숲속에서 성벽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성벽은 거제둔덕기성 남쪽에서 출발해 남서쪽으로 400m 남짓 이어지다가, 북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바꿔 바다와 나란히 900여m를 진행한 뒤 다시 남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틀어 둔덕기성 북쪽 부분과 연결됐다. 첫 400여m 구간은 폭이 10m가량인 토성이고, 나머지 1000여m 구간은 폭 6m가량의 석성이었다. 가파른 지형을 이용해서 성벽 바깥쪽은 사람이 넘어올 수 없도록 높이가 3~5m에 이르렀지만, 성벽 안쪽 높이는 2~3m 수준이었다. 남쪽과 북쪽 등 2곳에서는 폭 5m가량의 성문 흔적도 발견됐다.
거제둔덕기성은 삼국시대인 7세기에 세워진 둘레길이 526m의 산성이다. 이 성의 남서쪽에는 고려시대인 11세기에 증축된 길이 140m의 성벽이 덧붙어 있다. 새로 발견된 성벽은 1차 증축 이후, 특별한 이유 때문에 2차 증축된 것으로 보인다. 성 자체가 삼국시대에 세워진 내성, 11세기에 1차 증축된 중성, 이후에 2차 증축된 외성 등 3중성 구조인 셈이다.
나동욱 소장은 “축성 기법을 볼 때 전형적인 고려시대 성이지만, 축성 시기는 고려 중기인 12세기 중후반부터 조선 초기인 15세기 초까지 조금 넓게 추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2~15세기 초 특별한 사건을 겪으면서 성의 규모를 대폭 키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 ‘특별한 사건’을 나 소장은 1170년 무신의 난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고려 의종이 거제둔덕기성에 유폐된 사건, 몽골에 저항했던 삼별초가 고려 원종 때인 1271년과 1272년 등 2차례에 걸쳐 육지로 세력을 넓히기 위해 거제도를 공격한 사건, 조선 세종 원년인 1419년 이종무가 이끄는 조선군이 대마도를 정벌하기 위해 거제에 집결한 사건 등을 꼽았다.
강미라 거제시 문화재팀장은 “새로 발견된 성벽의 정확한 성격과 축성 시기, 축조 수법 등을 밝히기 위해 시굴·발굴 조사를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문화재자문위원 등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청취해서 자료를 정리한 뒤, 다음달까지 경남도와 문화재청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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