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UMF 미환불 사태 벌써 5년…패소 '모르쇠' 또 티켓 판다

2019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미환불 사태 5년째…피해자 300여명 "가장 큰 EDM 축제, 무책임"

UMF 코리아 공연. /사진=머니투데이DB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대규모 미환불 사태가 빚어진지 5년이 다 돼 가는 가운데 여전히 일부 피해자들은 티켓 환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공연기획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재기해 승소했지만 4개월째 어떠한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7단독(판사 박창희)은 최모씨(32)가 공연기획사 유씨코리아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반환 소송에서 지난해 11월17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피고가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지난해 12월20일 확정됐다.

판결에 따라 유씨코리아 측은 티켓 2장 가격과 배송비를 포함한 40만3000원과 재판 선고 이후 원금에 대한 연 12%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통상 판결 소멸시한인 10년 안에 매매대금을 반환하지 않으면 최씨가 강제집행을 통해 반환을 강제할 수 있다.

이같은 판결에도 회사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 12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4개월째 지급받은 것도 없고 회사에서 연락도 받은 적도 없다"며 "2021년부터는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행사가 없어서인지 전화 연결도 안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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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공연계 얼어붙어" 5년간 핑계 잔뜩…환불 못 받은 소비자 300명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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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코리아 측이 미환불 피해자에게 보낸 환불 관련 문자 내용. 2020년 5월, 8월, 10월(왼쪽부터) 각각 발송됐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공연계 상황이 얼어붙었다" "끝까지 잘 버텨낼 자신이 있다" "UMF 2020을 통해 강력해진 모습으로 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사진=독자 제공

2019년 6월7일부터 9일까지 열린 UMF는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켰다. 7년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했던 축제는 개최 2달 전 경기 용인 AMG스피드웨이로 확정됐고, 간판 출연자가 불참한다는 소식이 당일 공지됐기 때문.

진행 방식에 불만이 커진 관객이 환불을 요청하자 유씨코리아 측은 축제 개최 후인 6월 말까지 환불을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차일피일 미뤘다. 관객에게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공연계 상황이 얼어붙었다" "끝까지 잘 버텨낼 자신이 있다" "UMF 2020을 통해 강력해진 모습으로 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며 공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최씨 말고도 300명이 넘는 관객이 20만~40만원에 달하는 티켓 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약 30만원의 대금을 못 받은 이모씨(33)는 "공연 전에 티켓 반품하고 환불도 신청했는데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무책임하다"며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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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도 안 해주고…2024 UMF 10주년 개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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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유씨코리아 측이 미환불 피해자에게 "신청자 수가 많은 관계로 환불이 지연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환불 진행 중"이라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독자 제공

일부 피해자들은 내용증명 송달, 소송 제기 등 사법적 노력을 모두 취했지만 헛수고였다.

정모씨(26)는 "2023년 3월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분명 주소지가 맞는데 이사불명으로 수취가 거부됐다"며 "소액이고 오랜 시간이 지나 거의 포기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2019년에도 피해자 1400여명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위원회를 통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환불받지 못한 1384명에 대해 티켓 판매 대금과 연 6%의 지연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같은 해 12월16일 결정했다.

그러나 조정 절차는 불성립으로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조정위는 "사업자는 환급 의무에 대해 거부하지 않으나 2020년 2월10일까지 환급이 어렵다고 알려왔다"며 "반송 환급은 같은 해 2월28일, 하루 공연 환급은 같은 해 3월31일까지 이행하겠다는 계획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티켓 대금 환급 결정을 내려도 판매자가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 권고에 그친다"며 "소비자가 민사 소송을 걸거나 소액 심판 제도를 활용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는 유씨코리아 측 사무실 전화로 5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유씨코리아 대표 정모씨에게 5차례 국제전화를 걸었지만 부재 중이었다. UMF 티켓 판매사 인터파크를 통해 받은 메일로 협조를 요청했으나 '보내주신 이메일을 유관부서에 전달했다'는 회신 외에 답변받지 못했다.

유씨코리아는 올해도 UMF 10주년을 주관한다. 오는 6월7일부터 9일까지 총 3일간 개최하는 축제의 얼리버드 티켓을 현재 판매하고 있다.

2024년 6월7일부터 9일까지 총 3일간 개최하는 UMF 10주년 행사의 티켓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배너. /사진=울트라 코리아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