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종섭 개구멍으로 탈출…도로 잡아오도록 할 것”
“채 상병 사건 은폐, 정권 차원의 범죄”
정부 심판론 앞세워 용산 등지서 유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4·10 총선의 대표적인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 지역구를 찾아 영입인재 출신 정치 신인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동작구를 찾으며 ‘한강 벨트’에서도 유독 열세인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서울 용산도 찾아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유세를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을 류삼영 후보의 선거사무소와 인근 남성사계시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주호주대사 발령을 받아 출국한 것을 두고 “개구멍으로 탈출했다. 도로 잡아오도록 하겠다”며 “(해병대 채 상병)사건 은폐에 대한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범죄 행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정권 심판론을 폈다.
이 대표는 전날도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류 후보를 챙겼다. 공식 일정에도 없던 깜짝 방문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동작을이 갖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상대 후보가 누군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후보는 4선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이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치 신인 류 후보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취지로 읽힌다. 역대 총선에서 보수·진보 국회의원을 골고루 당선시켜 온 동작을은 한강 벨트 중에서도 서울 중도층 여론을 특히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류 후보는 경찰 출신이다. 울산 중부서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22년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해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영입인재로 합류했다. 이 대표는 “류 후보는 용기와 투쟁의 상징”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다 결국 이 자리까지 온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동작을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으나, 지난 10~11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류 후보 지지율은 37%로 나경원 후보의 50%보다 13%포인트 뒤처진다. 다른 한강 벨트 선거구에 비해 민주당이 열세다.
이 후보는 “상대 후보는 잘못된 정권을 만들어낸 중심 인물 중 하나”라며 “정치적 언어로 말하자면 ‘각’이 선다. 싸워서 반드시 이겨내야 할 주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서울 용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용산 용문시장을 방문한 이 대표는 시민들에게 강태웅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여기서도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건, 양평고속도로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주가조작 의혹 등을 뜻하는 ‘이채양명주’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은 윤석열 정부의 중심부로 꼽힌다. 이 대표는 “이 곳에서 반드시 이겨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물었다고 국민들께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용산을 ‘정권심판 벨트’의 핵심 축으로 생각하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에서는 강 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의 ‘리턴매치’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인 강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처음 용산에 도전장을 냈으나 권 후보에게 0.7%포인트라는 적은 표차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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