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후보는 안 보인다?… 한동훈·이재명 지원유세 明暗

민영빈 기자 2024. 3. 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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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승리를 위해 지원 유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보수 강세지역인 충남 홍성·예산군을 찾아 양승조 후보의 거리 유세를 지원했고, 서울 용산·동작구를 방문해 '정권 심판론'을 띄웠다.

국민의힘 수도권 출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대선 유세 현장 같았다"면서 "후보가 지역·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한 위원장은 뒷받침 역할을 해야 하는데 뒤바뀐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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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격전지·험지 지원사격하는 韓·李
지지층 결집 후광효과 ‘톡톡’
이미지 편승에 개별 후보·공약은 뒷전
전문가들 “남은 기간, 미래 비전 제시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승리를 위해 지원 유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의 지원사격은 후보 입장에서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다. 그러나 후보의 경쟁력이나 정책 홍보를 가린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좋은 공약을 내세운 경쟁력 있는 후보의 경우 자칫 마이너스 효과를 거둘 수도 있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두 사람 모두 격전지와 험지 등을 찾아 지원 유세를 다니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뉴스1 갈무리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당수(黨首)는 최근 잇달아 지역 후보들의 유세 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격전지와 험지 등을 순회 중이다.

한 위원장은 최근 여당 의석이 단 한 곳도 없는 수원을 방문해 방문규·이수정 후보 등과 함께 거리 인사에 나섰다. 격전지인 영등포·양천구에서는 철도 지하화 공약을 홍보했다.

이 대표의 행보도 다르지 않다. 그는 보수 강세지역인 충남 홍성·예산군을 찾아 양승조 후보의 거리 유세를 지원했고, 서울 용산·동작구를 방문해 ‘정권 심판론’을 띄웠다.

두 사람이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현장에서는 수백명의 지지자가 모여 분위기가 고조됐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위원장과 함께 유세를 하는 것이 정당 지지율을 올리는 데 효과적”이라면서 “결국 그 효과는 지역 후보들을 향한 지지 결집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이 대표의 방문만으로도 지역에서는 당이 험지나 격전지를 버린 게 아니라 신경 쓰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두 사람에 쏠린 관심이 개별 후보들의 경쟁력이나 정책 홍보와 시너지 효과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수도권 출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대선 유세 현장 같았다”면서 “후보가 지역·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한 위원장은 뒷받침 역할을 해야 하는데 뒤바뀐 상태”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청권 출마 후보 측 관계자도 “이 대표가 떠나간 자리에 남는 게 후보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본인의 역량이나 공약보다는 이들의 이미지에 편승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일부 후보는 이들과 찍은 사진을 전면에 내걸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지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여야 당수들의 전국 순회 행보는 더 잦아질 거라고 전망한다. 다만 남은 기간 동안 지역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후보별 경쟁력 강화와 비전 제시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팬덤이 있는 한동훈·이재명을 활용한 유세는 지지층 결집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역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는 건 개별 후보의 역량이다. 후보는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역사회와 지역민 본인의 삶에 변화를 줄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차기 당권주자나 미래 권력에 편승해서 투표하는 건 우스운 일”이라면서 “제 능력껏 당선된 후보가 아니라면 당의 ‘꼭두각시’가 되는 악순환이 생길 게 분명하다. 이걸 끊어낼 방안은 이제라도 유권자를 위한 공약을 적극 어필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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