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아저씨 고성…의혹 성토장 된 개미-증권사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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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증권사 임원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유튜버 '슈카'(전석재)가 사회를 맡고 학계와 증권사 실무진, 박 작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등이 전문가로 자리했다.
이날 논의 내용도 박 작가와 정 대표가 제기한 각종 의혹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박 작가와 정 대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시장 조성자(MM) 및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들의 공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등 불법적으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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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꼬투리 잡아서 얘기하는 것처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증권사 임원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이 수차례 더 오가고 좌중은 물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개인 투자자와 함께 하는 열린 토론’의 한 장면이다.
이날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매도) 등을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엔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참여했다. 금융 감독 당국 수장이 개인 주식 투자자들의 얘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한 건 이례적이다. 경제 유튜버 ‘슈카’(전석재)가 사회를 맡고 학계와 증권사 실무진, 박 작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등이 전문가로 자리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현장엔 실제 개인 투자자들보다 언론사 기자들이 훨씬 많았다.
이날 논의 내용도 박 작가와 정 대표가 제기한 각종 의혹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많이 오간 얘기들이다. 참석 패널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었지만 행사를 주최한 금감원과 거래소는 선정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다.
박 작가와 정 대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시장 조성자(MM) 및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들의 공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등 불법적으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유동성 공급 등을 담당하는 증권사는 매도·매수 양쪽으로 주문을 넣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호가가 벌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유동성 공급자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공매도 금지 조처의 예외를 적용받는 탓에 시장 교란 등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박 작가는 “일단 시장 조성자와 유동성 공급자의 공매도를 우선 중단하고 이 사항을 대대적으로 조사해서 문제점을 개선한 이후에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도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조사를 했고 문제없다고 발표했지만 유효한지 의문”이라며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코스피(유가증권시장)가 2600선으로 지지부진한 데에는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과 불법 공매도 영향이 반드시 있을 거라 추정하는 만큼 금감원의 특별 조사를 요청한다”고 거들었다.
아울러 이들은 감옥에 수감된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의 주식 매도 사고와 신한투자증권의 불법 공매도 연루설, 신한증권의 직접전용주문(DMA)에 의한 불법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빌리지 않고 먼저 매도) 의혹 등도 함께 들고나왔다.
증권업계는 해명에 진땀을 뺐다. 남궁태형 신한증권 준법감시인은 “회사 거래 물량이 업권 내 수위권이어서 오인받는 면이 있지만, 신한의 전체 공매도 대금은 지난해 (전체의) 2.3% 정도로 시장 평균 등에 비해 높지 않다”며 “(이 전 회장 주식 매도 사고의 경우) 알뜰폰을 통해 휴대폰 명의가 도용된 거래 계좌에서 보유 주식이 불법 매도돼 서울사이버수사대가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도 “상장지수펀드의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자가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현물 주식을 공매도해야 하는 불가피성이 있다보니 공매도 금지 예외를 인정받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말) 현장 점검에서 불법 행위가 적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사례 등을 다시 점검해보겠다”고 했다.
1시간30분가량 의혹과 루머가 구분되지 않는 성토를 들은 이복현 원장은 “문제가 제기된 부분들은 다시 눈여겨보겠다”면서도 “다양한 주장 중 일부는 전제된 사실이 아예 틀린게 있는데, 사실관계가 맞는지 점검하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도 고민할 부분”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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