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수요에 전통 IT강자들도 `화색`

팽동현 2024. 3. 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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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파트너 맺은 IT기업
오라클, 하루만에 주가 최고치
델, AI 최적화 서버 주문 급등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 겸 CTO가 지난해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오라클 클라우드월드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오라클 제공

세계적인 이슈로 자리한 생성형AI(인공지능)가 떠오르는 AI 모델·서비스 기업들뿐 아니라 전통의 IT강자들에게도 성장판이 돼 주고 있다. 특히 AI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버,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들이 즉각적인 수혜를 매출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오라클 창업자이자 CTO(최고기술책임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의 자산은 이날 하루 만에 150억달러(약 19조7325억원)가 늘었다. 이날 오라클 주가가 종가 기준 11.7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15.6% 올랐던 2021년 12월 10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날이기도 하다.

기업용 SW(소프트웨어) 분야 전통의 강자인 오라클은 전날 발표한 2024 회계연도 3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실적을 바탕으로 이 같은 주가 상승을 이뤘다. 분기 매출 132억8000만달러(약 17조4698억원), EPS(주당순이익) 1.41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LSEG(옛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133억달러)에 부합했고, EPS는 시장 기대(1.38달러)를 웃돌았다.

오라클은 수십년 간 DB(데이터베이스) 분야를 주도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선 후발주자에 속한다. 그동안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 영역에서 앞서가는 AWS(아마존웹서비스),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비교되며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AI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비디아 슈퍼컴퓨팅 인프라 제공을 비롯해 그동안 해온 투자가 비로소 빛을 보고 있다.

델테크놀로지스도 AI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성장폭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델의 주가는 하루 만에 31.62% 급등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예상을 웃돈 실적 덕분으로, 분기 실적에서 AI 인프라 관련 매출이 급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AI 최적화 서버에 대한 주문이 전년보다 약 40% 증가하고 수주 잔고도 두 배가량 늘어났다.

기업용 IT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인 두 기업이 가진 또 하나의 공통점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앞세워 AI 관련 인프라 시장에서 군림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를 3번 이상 언급했고, 다음주에는 새로운 공동 발표가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델의 경우 세계 최대 PC 제조사로서도 엔비디아와 장기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두 회사는 또한 기업의 핵심 업무용 시스템에 필요한 DBMS(DB관리시스템)나 하이엔드 서버·스토리지 등으로 기존 온프레미스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영역에서 여전히 굳건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프라이빗 LLM(대규모언어모델) 등을 포함해 엔비디아가 표방하는 'AI 팩토리'에도 적합한 파트너인 셈이다.

이번 실적에 대해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매우 빠르게 신규 개설하고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고 있음에도 2세대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규모 계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에 보잉 747기 8대를 나란히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 AI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잔치 분위기 속에 신중론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디인포메이션은 AWS,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이 생성형AI에 대한 기대치를 조용히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높은 비용과 함께 정확도 측면에서 보이는 단점이 이어지고 있고, 얼마나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을지 여전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생성형AI에 대한 과대광고가 정점에 달했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지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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