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년 전에도 입술 화장했다”… 청동기 당시 쓰던 붉은 립스틱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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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 된 세계 최고(最古)의 립페인트(Lip paint·입술에 바르는 안료)가 이란에서 발견됐다.
해당 립페인트는 지난 2001년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 할릴강의 홍수로 인해 기원전 3000년 전 묘지가 드러나면서 다시 빛을 보았다.
연구팀을 이끈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 문화유산학과의 마시모 비달레 교수는 "우리는 화장품 물질의 원래 농도나 유동성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체 립스틱이 아닌 립 페인트로 가설을 세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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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빨간색’ 액체를 붓으로 찍어 쓰였을 것으로 추정
4000년 된 세계 최고(最古)의 립페인트(Lip paint·입술에 바르는 안료)가 이란에서 발견됐다.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과 이란 테헤란 대학의 공동 연구팀은 13일(현지 시각) 영국의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립페인트는 지난 2001년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 할릴강의 홍수로 인해 기원전 3000년 전 묘지가 드러나면서 다시 빛을 보았다. 처음에는 도굴꾼들에 의해 골동품 시장에 팔렸지만 이란 관리들이 다시 회수해 이란의 지로프트 고고학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었다. 묘지 근처에서는 청동기 시절 강력한 세력을 이뤘던 지로프트 문화권의 마르시(Marḫaši) 유적이 발굴되기도 했다.
해당 유물은 손으로 조각한 원통형 용기로, 길이 약 5㎝, 너비 약 2㎝ 크기라 현대의 립스틱보다 약간 작다. 연구팀이 이 원통형 용기와 내용물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한 결과, 용기는 결과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 전인 기원전 1936년∼기원전 1687년 사이 청동기에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전자 현미경으로 용기 내부의 분말 성분을 분석해 짙은 붉은색을 띠는 산화철 광물인 적철석과 식물성 기름·왁스, 유기 물질과 혼합된 황산납(Anglesite)·황화납(galena) 등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중에서 식물성 기름과 왁스는 “현대 립스틱의 성분과 놀라울 정도로 닮은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또 내용물이 오랜 시간을 거치며 탈수됐기에 분말 형태로 남은 것이고, 원래는 붉은색 액체형 립페인트라 과거 사람들은 붓을 이용해 립페인트를 발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까지 남은 색소는 원래 이 립페인트가 ‘강렬한 붉은 색’이었다는 증거다. 립페인트를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무덤에서 발굴됐다는 점에서 장례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을 이끈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 문화유산학과의 마시모 비달레 교수는 “우리는 화장품 물질의 원래 농도나 유동성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체 립스틱이 아닌 립 페인트로 가설을 세웠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립페인트가 현존하는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긴 하지만, 문헌상으로는 지금으로부터 5500년 전인 기원전 3500여년경 메소포타미아 우르의 푸아비 여왕이 최초로 입술에 색소를 바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유물이 현재 여성 화장을 제한하는 보수적 국가인 이란에서 발견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는 관련 규제가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이란은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립스틱·매니큐어 등 화장을 금지하고 있다.
참고 자료
Scientific Reports, DOI : https://doi.org/10.1038/s41598-024-5249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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