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 이상이 OTT 본다…방송시장 성장세 둔화

배한님 기자 2024. 3.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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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발표
OTT 이용률 2.5%p 늘 때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 1.4%p 감소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방송통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방송시장 영향력이 점점 약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IPTV(인터넷TV)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케이블TV(SO)나 위성방송은 가입자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방송광고 시장규모도 축소됐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13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2022년도 기준으로 방송시장을 △유료방송시장 △방송채널거래시장 △방송프로그램거래시장 △방송광고시장으로 나눠 단위 시장별 경쟁 상황을 평가한 것이다.

방통위는 OTT 사업자의 매출·이용률·유료 이용자 비율 등이 전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을 포함한 방송시장 전반에 경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TT 가입자 국민 70% 넘어…유료 결제 비율도 50% 이상
방통위는 올해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와 별도로 OTT 국내 시장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OTT 이용률은 2021년 69.5%, 2022년 72%로 지속 증가 중이다. 유료결제 이용자 비율도 2020년 21.7%에서 2021년 50.1%, 2022년 55.9%로 성장하고 있다. 방통위는 2023년 OTT 이용률이 77%, 유료결제 이용자 비율이 57%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에 국내 OTT 매출도 지속 증가 중이다. 넷플릭스의 2022년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22.4% 증가한 7733억원, 웨이브는 18.9% 증가한 2735억원, 티빙은 88.2% 증가한 24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와 별개로 넷플릭스와 경쟁을 위해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 OTT 사업자 손실 규모는 커지고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OTT 사업자의 영업손실은 웨이브 1213억원, 티빙 1192억원, 왓챠 454억원이었다.
유료방송 영향력 점점 축소…가입자·매출 증가세 모두 둔화
OTT 영향력 증가로 방송시장의 전반적인 영향력은 축소됐다. 2022년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는 3629만명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지만, 2021년(2.9%)보다 가입자 증가율이 1.4%p(포인트) 감소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IPTV 가입자만 2067만명으로 전년 대비 3.9% 늘었고, SO(1268만명)와 위성방송(294만명) 가입자는 각각 1.5%, 1.9% 줄었다. 특히 병원·호텔 등 복수 가입자 증가 영향에 따라 유료방송 가입자는 증가했으나, 일반가구가 주로 포함된 개별가입자 규모는 1650만명으로 2021년보다 0.4% 감소했다.

유료방송 사업자의 방송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7조2041억원이었으나, 2020년 5%, 2021년 3.9%였던 매출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부터 감소세인 VOD 매출도 60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 줄었다. 이에 유료방송사업자의 ARPU(1인당평균매출액)는 2021년 9123원에서 2022년 8799원으로 하락했다. 방통위는 OTT 경쟁 압력 증가로 유료방송 사업자의 ARPU 증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 분석했다.

방송광고시장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2조8940억원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방송 시청시간 감소, 콘텐츠 소비 행태 변화, 경기 불안에 따른 마케팅비 효율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광고시장에서 방송광고시장 비중도 20.6%로 전년 대비 2.1%p 감소했다. 반면, 협찬매출액은 8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방통위는 "OTT 광고가 아직까지는 방송광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디지털광고 시장의 성장과 OTT 사업자의 광고사업 확대 등 광고시장의 전반적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방송광고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널·프로그램 시장 규모는 증가했지만…OTT 영향력에 휘둘릴 수도
방송채널거래시장에서 전체 채널 제공 매출액은 1조3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고, 이 중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채널 제공 매출액도 전년 대비 7.3% 증가한 9584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상파방송 채널 재송신 매출액은 4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방통위는 "OTT 이용으로 인한 실시간 방송채널 이용시간 감소로 방송채널사업자의 협상력이 줄어들 수 있으며, 방송채널을 통해서 제공되는 인기 콘텐츠를 OTT 등을 통해 시차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OTT와 유료방송 사이의 대체성이 증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프로그램거래시장 분야에서는 OTT 사업자의 콘텐츠 수요 증가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수요측 경쟁이 강화되면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방송사업자의 외주제작비 총규모는 9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자체제작·외주제작·구매를 모두 포함한 전체 직접제작비도 2조8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다만, 제작단가 상승으로 방송사업자와 국내 OTT 사업자의 전반적인 제작 수요는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통위는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제작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프로그램 제작거래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김홍일 방통위 위원장은 "최근 OTT 성장이 방송시장 전체에 큰 영향 미치고 있어 OTT와 방송사업자가 합리적인 경쟁 펼칠 수 있도록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 같다"며 "방송시장의 경쟁상황 변화 추이를 반영해서 (OTT와 방송 간)형평성을 확보하고 시장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관련 정책 추진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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