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귀환 어부 53년 만의 재심…“무죄만 나온다면 10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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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납북 귀환 어부 김성대(69)씨의 첫 재심 공판이 13일 오전 열렸다.
김씨는 1972년 9월 7일 귀환한 '승운호'의 선원으로, 귀환 후 북한을 찬양·고무한 혐의로 약 1년6개월간 수감됐다.
김씨는 "억울함 못 풀고 죽나 보다 했는데, 그래도 뒤집어지지 않았나. 이 혐의까지 벗어야 진정으로 내가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북한을 찬양·고무했다는 반공법 위반죄에 대해 지난해 3월 재심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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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법 위반죄로 지난해 11월 재심 신청
“며칠간 잠도 못 잤어요. 그 생각뿐이지 뭐. 여기서 무죄 받아야 내가 진짜 벗어날 수 있을텐데…”
50년 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납북 귀환 어부 김성대(69)씨의 첫 재심 공판이 13일 오전 열렸다. 김씨는 1972년 9월 7일 귀환한 ‘승운호’의 선원으로, 귀환 후 북한을 찬양·고무한 혐의로 약 1년6개월간 수감됐다. 이날 김씨의 첫 공판을 동행했다.
1971년 만 15살이던 김씨는 방학 때 용돈을 벌 겸 오징어배에 탔다가 북한으로 납치돼 13개월만에 귀환했다. 김씨는 당시 승운호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선원이었다. 남한으로 귀환하자마자 김씨는 일주일간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10대였던 김씨에게 가해진 불법 구금과 물 고문 등이 김씨에겐 아직도 생생하다.
“방법이 한 6가지, 7가지 돼요. 내가 그것을 아주 상세히 적어서, 에이포용지 열 페이지짜리로 정리해뒀어요.”
고문 등 가혹행위가 이어졌다. 허위 진술도 강요받았다. 김씨와 당시 선원들에게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수산업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을 받고 난 뒤 진학도 포기하고, 동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사가야 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약 1년 뒤, 김씨는 다시 대공분실로 연행됐다. 김씨가 주위에 북한을 찬양하는 말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북한에 있을 때 잡혀간 어민 중) 유일하게, 죽을 각오로 3일간 탈출했다가 도로 잡혀가서 3일간 감금됐었어요. 그 어린 나이에 고국에 오고 싶어서 그렇게까지 애썼는데, 나더러 북한을 찬양했다고 하니까. 이게 말이 되냐고.”
다시 불법구금, 고문이었다. 김씨는 5일간 물고문을 당하고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김씨가 북한 생활에 대해 주위에 “북한 탁아소에 가보니 어린애들이 자기 부모도 없이 잘 자라고 있더라”, “사과밭이 억세게 많더라”, “큰 공장에 가니 대개 처녀들이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혐의가 적혀있다. 단기 1년, 장기 1년 6월 형을 선고 받은 김씨는 1974년 11월부터 1976년 5월까지 대전교도소에 수감됐다.
잊고 싶었지만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이 50년간 함께 했다. 억울한 심정도 잊혀지지 않았다. 50여년이 지난 지난해 5월,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에 납북 어부들 인권침해에 대한 사과를 권고했다. 재심 재판부는 김씨의 반공법 위반, 수산업법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억울함 못 풀고 죽나 보다 했는데, 그래도 뒤집어지지 않았나. 이 혐의까지 벗어야 진정으로 내가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북한을 찬양·고무했다는 반공법 위반죄에 대해 지난해 3월 재심을 신청했다.
이날 첫 공판에서 검찰은 추가 증거를 제출하겠다며 ‘공소 유지’ 뜻을 밝혔다. 검찰의 무죄 구형을 기대했던 김씨와 변호인쪽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섰다. 재판부는 내달 17일로 다시 기일을 잡았다. “무죄 나올 수 있으면 10번이고 더 와야죠.” 김씨는 이날 오후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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