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뜨면 난리인데, 수도권 격전지는 불안…조국 때문?
국민의힘이 최근 4·10 총선 공천 국면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탔음에도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의 격차는 크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횡사' 등 공천 갈등이 진정세를 보이는 반면 여당은 뒤늦게 후보들의 각종 설화로 공천 잡음에 시달리며 상승세가 주춤하다. 조국혁신당의 '바람'도 여당에 잠재적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주요 언론사들이 최근 일주일간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인천 계양을, 서울 마포을, 서울 중·성동갑, 서울 광진을 등 민주당이 현역으로 있는 주요 격전지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밀리고 있다.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인 계양을의 경우 선거구 획정 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적게는 3%p(포인트)에서 많게는 17%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지만 대체로 이 대표가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이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운동권 인사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마포을의 경우 현역 3선 정청래 의원이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상대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KBS·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의 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31%, 28%인데 후보 지지율은 정 의원 41%, 함 회장 32%로 나타났다.
'여전사' 간 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중·성동갑의 경우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은 윤희숙 전 의원을 상대로 1.9~6.3%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상승에 고무됐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각 지역구에서 후보 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결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아직 한 달이 남았다"면서도 "격전지에서는 아직도 저희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모든 254개 지역구에서 우리가 따라간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선 민주당의 공천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진정되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을 껴안은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반면, 국민의힘은 뒤늦게 중·남구 도태우 변호사의 5·18 북한군 개입설과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과거 발언 논란이 부각되며 공천 잡음이 나고 있다.
지역구 공천에 이어 비례대표 명단에서도 참신한 인물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여당의 선대위 구성도 신선한 충격을 주지 못하는 등 선거 전략이 부재하단 평가가 나온다.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출국 악재가 터진 데다 국민의힘이 여기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점도 지적된다. 조국혁신당 바람도 변수가 되고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공천이 끝까지 감동이 없다. 비례대표로 인요한 같은 사람이 두세 명만 더 있어도 좋은데 이미 혁신위원장을 했기에 참신함이 떨어진다"며 "선대위 구성도 유승민 같은 사람이 나서야 예상이 빗나가 효과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이종섭 논란의 경우 야권에 상당히 꼬투리를 잡힌 상황인데 당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절감하고 지지층이 똘똘 뭉치고 있다"며 "'지민비조'라고 해서, 민주당 공천에 실망한 사람들이 조국 때문에 투표장 나가면 지역구는 민주당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 조국 때문에 야권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조국혁신당 바람이 불면서 국민의힘 상승세를 다 잡아먹었다.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치르는 게 여당에 유리했는데 윤석열 대 조국 구도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조국당 바람은 이번주를 고비로 좀 잦아들고 다음주부터는 거대양당 중심으로 총선 국면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의 지난 총선 참패로 민주당 후보들이 현재 수도권 대다수 지역구 현역으로 있기 때문에 '현역 프리미엄'이 불가피하단 분석도 나온다.
엄 소장은 "재보궐선거로 격차가 좀 줄긴 했지만 지난 총선 (지역구) 당선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거의 두 배였다"며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체로 좀 인지도가 없는 경우가 많아 격차가 나는데 이건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애초에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테면 한국갤럽이 지난 5일 발표한 3월 첫째 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37%, 민주당 31%로 국민의힘이 6%p(오차범위 내)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조국신당(6%), 새로운미래(1%), 진보당(1%) 등을 반영해서 분석할 경우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다고 보기 어렵단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민주당 지지율을 보려면 민주당에서 새끼친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다 합쳐서 분석해야 한다"며 "이걸 다 빼고 단순히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다고 분석하는 게 지금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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