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가 수탁고 뛰어넘은 TDF···“올해 본격 성장할 것”
지난해 4100억원 증가 뛰어넘어
미래운용 점유율 37%로 1위
KB운용 1년새 40% 넘게 수탁고 키워
13일 금융정보업체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TDF 수탁고는 올해 2월말 기준으로 9조9003억원으로 올해 두 달 만에 4646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월초 9조243억원에서 연말 9조4357억원까지 1년새 4123억원 증가했던 금액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조6648억원으로 TDF 전체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자산운용 17%(1조7195억원), KB자산운용 13%(1조3260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12%(1조1983억원), 신한자산운용 8%(8186억원) 순이다.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 시점(빈티지)으로 잡고, 생애 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조정해 주는 펀드다. ‘알아서 자산배분’ 해주는 상품으로,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린다. 2016년 국내서 처음 출시된 TDF는 2017년 678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7조원대까지 급증했고, 2022년에는 9조원을 돌파했다.
업계서는 2022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과 함께 TDF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고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TDF 수탁고는 연초 대비 연말에 늘긴 했지만,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대형운용사들의 수탁고가 쪼그라들었다. 미래운용은 지난해 초 3조7853억원에서 1년새 3조6051억원까지 1800억원이 줄었고, 삼성운용도 1조6927억원에서 1조6447억원으로 48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퇴직연금에서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직접 투자한 수요가 확대된 경향에 자금 이탈이 본격화했고, 지난해 지지부진한 증시 상황에서 수익률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이 완연하다. 증시 회복 분위기와 함께 디폴트옵션을 통한 TDF 자금 유입도 커지고 있다. 점유율 1~5위를 차지하는 운용사들 모두 TDF 수탁고가 증가했다. 특히 KB운용은 회사의 대표 TDF인 ‘KB 온국민 TDF’ 시리즈가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초와 비교해 42% 넘게 금액을 키웠다.
주형준 KB자산운용 매니저는 “경기 침체 국면은 이르다는 판단하에 구성한 성장주 위주의 위성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성장주 비중을 축소하고, 올해 초에는 인공지능 산업의 팽창을 고려해 칩(Chip)과 클라우드(Cloud) 비중을 다시 확대하는 등 민첩하게 포트폴리오를 관리 중”이라며 “올해 디폴트옵션을 통한 자금유입이 강해지고 있고, 디폴트옵션 외 자금 유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초 대비 15% 가까이 수탁고를 키운 신한운용도 눈길을 끈다. 신한운용의 ‘마음편한TDF’ 2045·2050시리즈의 3년 수익률은 10%를 넘어섰다. 신한운용 측은 “자체 운용이지만, 엄격한 기준에 따라 자사 상품 위주가 아닌 전 세계 우수한 상품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며 “해외주식은 환율 오픈 전략을 기본으로 변동성을 축소화되, 환율 상황에 따라 환오픈 비중을 조정해 장기투자하는 펀드의 변동성을 관리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고 펀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올해는 TDF 성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펀드보다는 예금 등 안정적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분산됐지만, 이르면 6월 미국발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분위기서는 다시 자금이 펀드로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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