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먹사연 '별건 수사'"…검찰 "돈 봉투 사건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측이 외곽조직에 대한 압수수색을 놓고 검찰과 법정에서 공방을 벌였습니다.

송 대표의 변호인은 오늘(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른바 '먹사연 사건'에 대한 증거가 적법하게 수집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변호인은 "검찰은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하던 중 먹사연 사건의 범죄 혐의를 인지하고 추가 압수수색을 했다"며 "이처럼 '별건 수사'로 확보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돈봉투 사건과 관련성이 없는 먹사연 사건 수사에서는 별도 영장을 발부받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송 대표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이 사건 압수수색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김건희 여사가 고발된 데 대노해 벌인 정치적 보복수사가 아닐지 추측한다"며 "판사님도 인간인데,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적법 증거와 구분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는 또 "대법원에서 엄격히 위법수집 증거를 판단하는 게 올바른 추세라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권성동 의원, 이재용 회장 등이 그래서 무죄를 받았고, 적어도 그런 힘 있는 분들에게 엄격히 적용됐다"라며 "야권인사, 일반 시민 힘없는 사람들은 편의에 따라 적용돼선 안 된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먹사연과 피고인과의 관계, 먹사연의 성격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돈봉투 사건의 증거와 관련성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피고인 캠프는 먹사연을 주축으로 했고, 먹사연의 인적·물적 자원이 경선에 동원됐다"며 "수사 과정에서 먹사연과 피고인의 관계 등은 돈봉투 사건의 실체 파악을 위해 확인해야 했던 주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 모두에 동의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관련 판례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송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총 6억 6천5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당 관계자에 살포하고 외곽조직인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총 7억 6천3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