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당뇨 약도 떨어졌는데"…공보의 차출에 시골 주민들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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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병원인데 선생님이 안 계시다니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어떻게 하나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정부가 상급 종합병원에 발생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중보건의(공보의)를 현장에 투입한 지 사흘째인 13일 오전 전북 장수군 계북면 보건지소.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발생한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상급 종합병원 20곳에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을 파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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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상급 종합병원 20곳에 공보의 파견…추후 2차 파견 예정
(장수=뉴스1) 장수인 김경현 기자 = "유일한 병원인데 선생님이 안 계시다니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어떻게 하나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정부가 상급 종합병원에 발생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중보건의(공보의)를 현장에 투입한 지 사흘째인 13일 오전 전북 장수군 계북면 보건지소.
계북면 내 유일한 의료기관인 이곳 출입문에는 ‘의료대란에 따른 축소 진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계북면 보건지소에 있었던 단 한명의 공보의가 충남대학교 병원으로 4주간 차출되면서 진료가 불가능해지면서다.
유일한 의료 인력이 자리를 비우면서 매일 받을 수 있었던 의과 진료는 주 1회(화요일)로 축소됐다. 이마저도 인근 보건지소의 인력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공중보건의가 떠난 지 3일이 됐지만 보건지소를 찾는 마을주민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평소 휴진이 발생하면 안내 연락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소식을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납처 직원에게 당분간 축소된 진료가 이뤄진다는 설명을 들은 주민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박 모 씨(84‧여)는 "4주간 진료가 축소되는 걸 알았다면 미리 약을 처방 받았을 것"이라며 "당뇨 약이 떨어지는 것도 걱정되지만, 이 기간에 갑자기 몸이라도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자녀들이 걱정할까봐 말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최 모 씨(76·여)도 "거동이 불편해서 경로당에 나오는 것도 주민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내로 나가 병원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몸이 아프지 않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발생한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상급 종합병원 20곳에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을 파견한 바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공보의 10명이 각자 수련받은 병원으로 차출됐다. 그중 5명은 전북대병원으로, 나머지 5명은 전남대병원과 충남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으로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보의들은 전날까지 병원 근무와 관련된 교육을 받은 뒤 이날부터 본격적인 진료에 투입됐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공보의 2차 파견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별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광대병원도 이르면 14일 오후께 6명의 공보의 파견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령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군과 면 단위 지역의 의료를 책임지는 공보의들이 떠나면서 또 다른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점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보건지소가 있는 군‧면 단위 지역의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아있는 공보의들을 통해 순회진료를 진행 중”이라며 “공보의가 차출됐더라도 의료행위가 가능한 간호사들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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