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수출 빠르나 내수 느릿 “두 속도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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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미 시티그룹이 한국경제를 진단하며 사용한 단어다.
수출은 빠르게 회복하지만 내수(소비)는 미약한 수준에 머문다는 전망을 빗댄 표현이다.
수출 회복 덕에 제조업 취업자는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내수 경기에 민감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개월 연속 줄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로 인해 수출 호조에 따른 훈풍이 내수를 달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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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속도의 경제’(Two-Speed Economy).
이달 초 미 시티그룹이 한국경제를 진단하며 사용한 단어다. 수출은 빠르게 회복하지만 내수(소비)는 미약한 수준에 머문다는 전망을 빗댄 표현이다. 이런 흐름은 2월 고용지표에도 뚜렷하게 포착된다. 수출 회복 덕에 제조업 취업자는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내수 경기에 민감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개월 연속 줄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살 이상 취업자는 2804만3천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2만9천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34만6천명·이하 전년동월대비) 이후 20만명대로 내려왔으나 두 달만인 올해 1월(38만명) 30만명대를 회복했다. 전반적인 고용 호조세가 이어졌지만 수출과 내수 간 격차는 두드러진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3만8천명 늘며,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수출 부진 탓에 지난해 1월(-3만5천명)부터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흑자 전환한 수출 덕에 제조업 취업자는 같은 해 12월(1만명)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자동차, 식료품, 기계류 쪽 수출이 늘면서 제조업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부문은 딴판이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월과 2월에 각각 8천명과 2천명 줄며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이 분야 취업자 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 등 영향으로 2022년 5월(3만4천명)부터 20개월간 증가했지만,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2023년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둔화하더니 올해 들어 결국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통계청은 음식업점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본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내외 전망기관 모두 올해 우리 내수 경기가 부진하다고 전망한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로 인해 수출 호조에 따른 훈풍이 내수를 달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2022년 4.1%에서 지난해 1.8%로 꺼진 민간소비 성장률이 올해도 회복하지 못하고 1.8%에 머문다고 전망했다. 향후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세가 더 진행될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효과가 옅어지고 고금리에 외국인 관광객도 회복이 더디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면 서비스업 분야 회복이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살 이상 전체 고용률(15살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은 61.6%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실업률도 0.1%포인트 상승한 3.2%였다. 실업자 수는 91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2만5천명 늘며 넉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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