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홍콩ELS 사태 책임 인정…내부 조율 없이 ‘깜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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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투자자 손실 4조6천억원(1~2월 1조2천억원 확정분 포함)이 예상되는 홍콩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감독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원장은 13일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공매도 관련 투자자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엘에스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당국을 대표해 송구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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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전 판매됐다며 책임 선 긋기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투자자 손실 4조6천억원(1~2월 1조2천억원 확정분 포함)이 예상되는 홍콩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감독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원장은 13일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공매도 관련 투자자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엘에스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당국을 대표해 송구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고난도 상품 판매와 관련해 면밀히 감독 행정을 하지 못해 손실을 본 피해자와 국민께 고통과 불편을 드린 점,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은행·증권사 신뢰가 훼손된 점에 대해 감독당국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유감스럽다는 말씀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 11일 이엘에스사태에 대한 현장 검사 결과와 배상 기준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국의 감독 책임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다시 이러한 대규모 투자자 손실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말 뿐이었다. 이후 당국 책임론이 불거지자 뒤늦게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씨앗은 자신이 원장에 취임(2022년 6월)하기 이전에 뿌려졌다며 책임론에 선을 긋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 원장은 “물론 2020년, 2021년에 판매된 상품이고, 2022년 들어서 이 업무를 맡게 된 현재 팀으로서는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 판매를 금지시키지 않고서야 보호할 수 없다는 안타까운 지점이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당시 정부나 당국에 책임을 미루거나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오롯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이 원장 취임 2년째이던 지난해 2분기에도 홍콩에이치지수 이엘에스를 1조원 넘게 판매했다. 다만 2022년 이후 판매된 홍콩 이엘에스 상품의 경우 홍콩 에이치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가입한 터라 손실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융당국 수장이 행정 감독 미흡의 ‘책임’을 인정한 이번 사과가 금감원 조직 내부 담당 부서와 조율 없이 이 원장 단독으로 ‘깜짝’ 이뤄진터라 금감원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원장이 오늘 (책임 표명)사과문을 발표할 것이라는 사실은 금감원 내부에서 사전에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사전에 사과할 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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