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위해 홈런 치고 싶다" 약속 지킨 오타니의 만화같은 활약...서울시리즈 개막전 고척돔 담장도 넘길까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비현실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해 '야구 만화 주인공'이라 불리는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가 또 한 번 화제의 장면을 만들어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오타니는 13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4 MLB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2번-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시범경기 5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오타니는 이날(13일) 역시 화끈한 타격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블레인 엔로우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리며 기분 좋게 출발한 오타니는 3회 말 1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엔로우를 상대로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를 때렸다.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한 오타니는 5회 말 3번째 타석에서 코디 스타샥에게 삼진을 당했지만, 6회 말 4번째 타석에서는 시범경기 2호 홈런을 기록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랜든 루프를 상대한 오타니는 볼카운트 2-2에서 특유의 밀어치기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통산 171홈런을 기록한 오타니에게는 흔한 홈런 중 하나였으며 시범경기 통산 10번째 홈런일 뿐이었지만, 일본 언론과 야구 팬들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바로 이날 경기 선발투수가 타일러 글래스노(31)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오타니는 다저스와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약 9,201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오타니 영입에 성공한 다저스는 행보를 멈추지 않고 전력 보강이 몰두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로부터 글래스노를 영입해 선발진을 강화했다.
다저스는 글래스노를 영입한 직후 5년 1억 3,500만 달러(약 1,774억 원)의 연장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다저스가 이러한 행보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타니의 계약에 '디퍼(연봉 지급 유예)'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7억 달러 가운데 약 97%인 6억 8,000만 달러(약 8,938억 원)을 10년 계약 종료 후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나눠서 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디퍼 계약으로 다저스는 사치세 관리가 조금 더 원활해졌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전력 보강도 수월해졌다.
오타니는 디퍼 계약뿐만 아니라 전력 보강 과정에도 직접 참여해 다저스에 큰 도움을 줬다. 다저스가 일본 최고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6)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오타니는 미팅에 직접 참여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에 앞서 글래스노의 영입 과정에도 오타니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다저스는 이적 협상 과정에서 글래스노에게 오타니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보냈다. 해당 영상에서 오타니는 "당신을 위해 홈런을 치고 싶다"라는 메시지를 글래스노에게 전했다.
글래스노는 다저스 이적 후 야구 팟캐스트 ‘파울 테리토리’에 출연해 오타니의 영상 메시지에 대해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저스 단장이 오타니의 영상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더라. 영상 메시지 아래는 영어 자막이 달려있었다"며 "정말 멋진 일이다. 오타니와 같은 팀에 소속됐고 영상 메시지까지 받다니 정말 기분이 짜릿하다"고 말했다.
만화 영화나 드라마 대사같은 메시지를 전한 오타니는 시범경기부터 자신이 한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오타니는 개막전 등판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선 글래스노의 선발 등판 경기서 4-0으로 앞선 6회 6-0으로 달아나는 투런포로 약속을 지켰다. 다저스가 6-4로 승리를 거두면서 오타니가 올린 2타점은 귀중한 점수가 됐다. 글래스노는 5⅓이닝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기대에 부응했다.
일본 매체들은 "오타니가 충격적인 홈런으로 언행일치를 이뤄냈다", "오타니가 '당신을 위해 홈런을 치고 싶다'는 말을 실현했다. 만화인가"라며 그의 활약에 주목했다. SNS에서도 '정말 글래스노를 위해 홈런을 치는 남자 오타니', '언행일치', '역시 약속을 지켰다' 등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시범경기에서 언행일치 홈런에 성공한 오타니가 정규시즌에서도 글래스노를 위해 홈런을 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타니와 글래스노가 나란히 출전하는 다음 경기는 MLB 역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개막전인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이하 서울 시리즈)' 경기다.
지난 12일 MLB 사무국은 서울 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를 공개했는데 다저스는 글래스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베테랑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8)를 낙점했다. 글래스노는 2021년 탬파베이 시절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개막전 선발이며, 다르빗슈는 2017년(텍사스 레인저스), 2021년과 2022년(샌디에이고)에 이어 개인 통산 4번째로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공교롭게도 오타니는 개막전부터 일본 야구대표팀 선배이자 니혼햄 파이터스 선배인 다르빗슈를 상대하게 됐다. 오타니는 니혼햄 입단 당시 MLB에 진출한 다르빗슈의 등번호 11번을 이어받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함께 일본 대표팀을 이끌며 우승을 일궈낸 인연이있다.
2018년 MLB 무대에 데뷔한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6시즌을 뛰었지만 아직까지 다르빗슈와 투타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다. 다르빗슈는 "오타니보다는 다저스 타선 모두와 상대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물론 오타니와 맞대결도 기대하고 있다"며 첫 투타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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