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성과에 에이비엘바이오 'BBB 셔틀' 주목…주가도 상승흐름
빅파마 로슈가 'BBB(Brain Blood Barrier·혈액뇌장벽) 셔틀'을 적용한 이중항체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국내 에이비엘바이오의 독자적인 BBB 셔틀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BBB 셔틀은 약물이 뇌척수액과 혈액을 분리하는 장벽을 통과하도록 하는 기술로,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사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B'가 적용된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슈가 BBB 셔틀을 적용한 이중항체 연구 성과를 발표하면서 국내 기업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BBB는 뇌척수액과 혈액을 분리하는 촘촘한 장벽으로, 감염증을 일으키는 병원체와 혈액 내 잠재 위험 물질로부터 격리시켜 뇌를 보호한다. 나쁜 물질의 침입을 막아주지만 한편으론 항체가 들어오는 것을 방해해 치료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이중항체 기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방식은 발병 원인을 표적하는 항체와 이를 뇌로 전달하기 위한 이동수단이 되는 항체를 결합하는 형태인데, 이때 이동수단을 BBB 셔틀이라고 부른다.
BBB 셔틀은 병인 표적 항체를 뇌 조직 안으로 밀어넣는 역할을 한다. 앞서 로슈가 지난 11일(현지시간) IR 간담회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항체에 BBB 셔틀을 적용한 '트론티네맙'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BBB 셔틀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트론티네맙은 기존 로슈가 임상 3상에서 개발에 실패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간테네루맙'에 BBB 셔틀을 붙인 이중항체다. 이번 연구에선 알츠하이머병 환자 8명에게 투여한지 12주 만에 5명에게서 주요 병인인 뇌 아밀로이드 플라크(덩어리)를 제거하는 등 효과가 확인됐다. 성과가 알려지자 독자적인 BBB 셔틀 플랫폼을 보유한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13일 3만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로슈, 디날리 테라퓨틱스 등 BBB 셔틀을 활용하는 글로벌 기업은 주로 트랜스페린 리셉터를 BBB 셔틀로 사용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트랜스페린 리셉터 대신 뇌 발현율이 높은 'IGF1R'(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 물질을 BBB 셔틀로 활용, 독자적인 플랫폼 그랩바디-B를 개발해냈다. 뇌 발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뇌를 타깃하는 정확성이 높다는 의미다. 트랜스페린의 경우 상대적으로 뇌 발현율이 낮다보니 약물을 투여했을 때 혈액에도 반응을 보며 빈혈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IGF1R의 뇌 발현도는 32.7%를 보였지만 트랜스페린의 뇌 발현도는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그랩바디-B는 보다 많은 항체를 뇌 조직으로 전달하면서도 정상 조직의 이상반응을 초래할 수 있는 치료제의 오프-타깃(Off-target)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그랩바디-B는 비임상 연구에서 트랜스페린 셔틀의 이상반응 중 하나인 혈액 독성이 확인되지 않는 등 안전성이 확인됐다. 현재 그랩바디-B 기술을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은 빅파마 사노피에 기술 이전돼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 1상 관련 예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ABL301 1상 종료 후 결과 발표에서 BBB 셔틀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랩바디-B가 글로벌 기업과는 다른 독자적인 기술력인 만큼 안전성이 확인되면 기술 수요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그랩바디-B의 타깃 형태를 바꾸면 그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 자체적으로 파이프라인을 따로 개발할 수도 있고 플랫폼 자체를 기술 이전하는 등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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