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초읽기 ‘파묘’와 역대급 1억 돌파한 비트코인 공통점3[무비와치]

김범석 2024. 3. 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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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초읽기에 돌입한 영화 ‘파묘’ 포스터(쇼박스)
‘파묘’에서 MZ 무당으로 출연한 배우 김고은(뉴스엔DB)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3월 11일 개당 1억원을 돌파했다(SBS)
영화 ‘파묘’ 촬영 현장 모습(쇼박스)

[뉴스엔 김범석 기자]

요즘 주위에 어깨춤을 추거나 갑자기 모두에게 관대해진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보자. 그가 최근 떡상한 비트코인 보유자일지도 모른다. 가상 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개당 1억 원(한국 거래소 업비트)을 돌파하며 역대급으로 불을 뿜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비트코인에 20억을 몰빵했다가 35억이 된 공무원이 화제다. 그는 ‘압구정 현대 오늘 사러 갑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산 내역을 인증해 부러움을 샀다. 비트코인이 1억을 찍은 지난 3월 11일, 영화 ‘파묘’는 817만 명을 넘어서며 천만 초읽기에 돌입했다. 거울 보는 듯 묘하게 닮은 둘의 공통점 3.

◆거침없는 하이킥

무엇보다 둘의 화력이 매섭고 거침없다. 불이 붙자마자 주변을 삽시간에 집어삼키며 화염방사기가 된 것 같다. 작년 3,000만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은 올해 미국 ETF 편입과 금리 인하 가시화에 힘입어 곧장 상승탄력에 올라탔다. 지난 1월 5,000만 원, 2월 8,000만 원을 찍는가 싶더니 ‘어, 어’하는 사이에 1억을 돌파해버렸다. 이를 예견한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이제 2억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지만 여전히 폭락을 주장하는 비관론자도 있다.

2월 22일 개봉한 ‘파묘’ 역시 첫날 33만 명을 동원하며 심상찮은 출발을 알렸다. ‘곡성’처럼 잘 만들어도 오컬트 물의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깨며 개봉 1주 차에 손익분기점(330만)을 찍었다. 이후 ‘생각보다 안 무섭다’, ‘전설의 고향과 곡성 중간쯤’이라는 관람평이 나오며 많은 쫄보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여기에 한민족 정기를 끊으려는 일본 식민지배의 잔재 쇠말뚝을 귀신 한일전으로 그려낸 후반부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천만 VIP 초대장을 받았다.

◆뚜렷한 호불호

워런 버핏은 “전 세계 비트코인 물량을 25달러에 판다고 해도 안 사겠다”고 공언했다. 가치투자 철학을 환기하면서 내재 가치가 없는 자산에는 관심을 두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하지만 투자 세계에선 정반대 포지션도 엄연히 존재하는 법.

이들은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유용함을 거듭 강조하며 비트코인을 추종한다. 제도권에 편입돼 과세가 되는 추세인데 아직 국내에선 비트코인의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다. 교묘하게 돈세탁이나 비자금 등 어둠의 경로에서도 통용되는 만큼 여전히 수요가 든든하다는 주장도 이를 뒷받침한다.

‘파묘’만큼 개봉 초부터 호불호가 엇갈린 영화가 있었을까. 오컬트 마니아들은 ‘산으로 간 영화’ ‘사바하 재현이 형 돌아와’라는 댓글을 달며 실망감을 토로했다. 이들은 ‘파묘’가 운칠기삼으로 천만이 된다 해도 나홍진의 ‘곡성’보다 작품성은 뒤진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MZ 세대에게 역사의식을 일깨워준 수작이라는 호평도 넘친다. 돈은 안 되지만 자식과 후손들을 위해 쇠말뚝에 빙의된 일본 귀신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관객의 가슴을 적셨다. 특히 최민식이 물먹은 곡괭이 자루로 뜨겁게 달궈진 일본 구척장신 철 귀신을 두 동강 낼 때 통쾌함을 넘어 전율을 느꼈다고 말한 이들이 많았다. 합심한 네 주인공에게 위로받는 느낌의 힐링을 받았다는 평이다.

◆반감기와 독무대

최근 비트코인의 활황에는 반감기라는 호재가 한몫했다. 약 4년 주기로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한 달여 앞두고 비트코인이 떡상했다는 의견. 지난 2012년, 2016년, 2020년 등 3번의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올랐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줄어드니 당연한 결과였다. 미국에 이어 영국이 최근 가상화폐 기반 상장지수증권을 사실상 승인한 만큼 현물을 확보해야 하는 기관들의 매수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3~4월은 대표적인 극장가 비수기. 그래서 배급사들은 이때 돈 많이 든 에이스보다 저예산 휴먼이나 코미디를 내놓는다. 하지만 쇼박스는 이런 통념 대신 구매력을 갖춘 콘텐츠라면 해볼 만하다고 판단, ‘파묘’를 출전시켰다. 결과는 잭팟. 강력한 라이벌로 예상한 ‘듄2’는 막상 한국에서 이렇다 할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병풍 신세가 됐다.

현재 극장에서 돈값 하는 영화가 ‘파묘’ 하나 밖에 없는 셈이다. 손석구 주연 ‘댓글부대’(3월 27일 개봉) 전까지 N차 관람과 주부, 60대 이상, 여기에 통계적으로 가장 영화를 안 본다는 택시, 택배 같은 운수업 종사자까지 ‘파묘든다면’ 1,100~1,200만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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