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게 부족한 조규성, 더 노력하지 않으면 평범한 공격수가 된다[김세훈의 스포츠IN]
조규성(26·미트윌란)은 장단점이 뚜렷한 공격수다.
장신(1m88)을 이용한 헤딩, 부지런한 좌우 침투, 강한 몸싸움, 열심히 뛰는 것은 장점이다. 반면 슈팅·크로스·프리킥 정확도, 전략적인 침투 능력, 골 포지셔닝은 단점으로 꼽힌다.
조규성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예상 밖으로 부진했다. 골이다 싶은 장면, 즉 기대 득점(xG)이 높은 상황 속에서도 골을 만들지 못했다. 골문 바로 앞에서도 허공으로 슛을 날리기도 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후반 인저리 타임 골을 넣었기에 망정이지 그것마저 놓쳤다면 더 심한 비난을 받을 뻔 했다.
조규성은 2023~2024시즌 덴마크 1부리그에서 총 20경기에 나서 9골,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0경기 중 19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으니 명실상부한 주전이다. 9골은 팀내 최다득점이며 덴마크리그 득점 랭킹 공동 3위다. 그런데 순도가 높은 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축구 선수 분석 사이트 포트모브닷컴에 따르면, 기대 득점 11.26골에서 9골을 뽐는데 그쳤다. 9골 중 페널티킥골이 4골. 7차례 페널티킥을 차서 3차례 실축했다. 페널티킥 기대 득점 5.52골이었는데 4골밖에 못 넣었다. 소피파 분석을 봐도 조규성의 장단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확한 킥력을 앞세워 골을 잘 넣는 ‘킬러’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게 많다.
“슈팅을 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비벽에 막히지 않은 슈팅을 때려야만 좋은 킬러가 될 수 있다.”
“골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 공격시 패스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목적성이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열심히는 뛰는 건 좋지만 무턱대고 뛰어서는 안 된다.”
“강팀과 맞서 골을 넣으려면 슈팅 타이밍부터 빨라야 한다. 그게 안 되면 슈팅은 자꾸 벽에 막힌다.”
“헤딩으로만은 안 된다. 발로 잘 쓰지 못하면 진정한 킬러가 될 수 없다.”
조규성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축구 전문가들의 진심 어린 조언들이다.
조규성은 K리그에서 총 48골(페널티킥 10골 포함)을 넣었다. PK 10골을 제외한 38골을 보면, 왼발로 15골, 오른발로 11골, 머리로 12골을 넣었다. 페널티킥을 열 번 차서 모두 넣었다. 최소한 K리그에서 조규성은 발로, 머리로 고르게 골을 넣었고 페널티킥 실축도 없었다. 그런 그가 덴마크리그에서는, 최근 국가대표팀에서는 부진하다는 느낌이 든다.
덴마크 리그가 K리그보다 강하기 때문일까. 국가대표팀에서 상대하는 팀들이 한국보다 뛰어나기 때문일까. 조규성 본인이 노력을 덜 하기 때문일까.
킬러는 타고나는 게 중요하다. 골 냄새를 맡는 것, 어려운 상황 속에도 유효슈팅을 날리는 것, 순발력을 앞세워 짧은 순간 빠르게 침투하는 것은 훈련으로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조규성은 킬러로서 타고난 게 많지 않은 선수다. 타고난 게 부족하면 노력으로 메우는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조규성은 축구에 조금 더 진지하게 집중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에 귀를 기울이며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보다는 남들이 축구 선수인 자신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서 보완해야 한다. 조규성은 한참 발전하다가 지금은 정체됐다. 지금이라도 더 노력하지 않으면 평범한 공격수가 될 수밖에 없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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