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망신’…호주 교민들 “한국 부패한 나라로 알까봐 걱정”

조윤영 기자 2024. 3. 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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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의 호주 출국 과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호주 교민들이 "호주에서 한국이 부패한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들까 봐 걱정스럽다"는 우려를 전했다.

노 사무국장 역시 호주 교민들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 대사 부임에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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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주 한국대사관 앞 규탄집회
호주 교민단체 ‘시드니 촛불행동’ 회원 50여명은 9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애쉬필드 교회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이종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 임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유튜브 갈무리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의 호주 출국 과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호주 교민들이 “호주에서 한국이 부패한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들까 봐 걱정스럽다”는 우려를 전했다.

호주 교민단체 ‘시드니 촛불행동’ 노현무 사무국장은 13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사 부임을 두고 “보수적인 (호주 교민) 사람들도 굉장히 분개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시드니 촛불행동 회원 20여명은 이날(현지시각) 호주 캔버라의 주호주 한국 대사관 앞에서 이 대사 부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해당 단체 회원들은 “이 대사 임명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규탄했다. 해당 단체는 지난 9일에도 50여명의 회원이 호주 시드니 애쉬필드 교회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여 이 대사 임명 규탄 집회를 열었다.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브리즈번행 비행기를 타는 이종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의 모습. 문화방송(MBC) 화면 갈무리

앞서 이 대사는 지난 4일 호주 대사로 임명된 뒤 10일 대통령 신임장 원본을 받는 수여식도 갖지 않은 채 호주로 출국했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이던 지난해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하고 경찰에 이첩된 관련 자료를 되가져오는 데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이에 공수처는 1월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지만 법무부는 이 대사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8일 출국금지 조처를 해제했다. 호주 공영방송 에이비시(ABC)에서도 12일 ‘한국 대사 이종섭, 자국 비리 수사(corruption probe)에도 호주 입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정치 분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호주 에이비시는 이번 논란이 한국과 호주의 외교 관계에 “어려움을 초래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노 사무국장 역시 호주 교민들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 대사 부임에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사무국장은 “호주는 기본적으로 200여개의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서로 협력과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다민족 국가”라며 “호주 동포들은 호주 사람들이 이 대사의 부당한 부임을 아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 재외 동포들의 커뮤니티도 마찬가지겠지만 (호주 교민들도) 보수화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호주 교민) 사람들도 굉장히 분개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사무국장은 “호주 정부나 호주에 사는 분들은 (대체로)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이 많이 부패한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들까 봐 동포로서 상당히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단체 회원들은 오는 24일에도 호주 시드니 웨스트 라이드역 인근 광장 앞에서 이 대사 부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 대사는 12일 주호주 한국 대사관 누리집에 인사말을 올려 공식 부임을 알렸다. 이 대사는 인사말에서 “우리 대사관은 양국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고, 국방·방산 협력 동력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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