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보다 일제강점기 더 좋았을지도” 국민의힘 또 설화
4·3 제주 항쟁은 “김일성 지령 무장폭동”
비판 커지자 조 후보 “깊이 반성” 사과
국민의힘이 총선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막말 리스크’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장예찬 후보의 ‘난교’ 발언과 도태우 후보의 ‘5·18 폄훼성’ 발언에 이어 13일에는 조수연 후보(대전 서갑)의 일제강점기를 옹호하는 듯한 과거 글이 알려져 비판이 커지고 있다.
조 후보는 2017년 8월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선)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라고 썼다.
조 후보는 “친일파가 없었으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라며 “조선은 오래전부터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식물 나라였다”고 적었다. 조 후보는 “(조선) 망국의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이라며 “이완용이라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이날 해명문을 내고 “먼저 이런 일로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끼쳐서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조 후보는 “(해당 글의 작성일인) 2017년 여름, 반일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문재인 정부와 좌파 지식인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특히 ‘백성들에게는 봉건왕조의 지배보다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당시 백성의 아픔을 이해하자는 차원을 넘는 실언이었음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완용을 두둔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저는 이완용이란 매국노를 아주 싫어하며 한 번도 이들을 옹호한 적이 없다”며 “저는 친일파를 조금도 옹호할 생각이 없고, 이들에게는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일재산 환수에도 적극 찬성한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는 또한 제주 4·3 사건에 대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은 무장 폭동’이라는 취지로 쓴 글도 이날 논란이 됐다. 그는 2021년 4월7일 SNS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제주 4·3항쟁 기념식 연설 내용을 거론하며 “Moon의 제주 4·3에 대한 역사인식이다. 어이가 없다”며 “당시 제주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 역사를 왜곡하면 안 된다. 그것도 대통령이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박헌영의 지령을 받은 사람이 시작했지만 그 후 진압 과정에서 (국가권력에 의해) 너무나 많은 제주도민이 살상됐다는 게 제 정확한 역사 인식”이라며 “그래서 제주 4·3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조수연 후보는 어느 나라 정치인이냐”며 “집권여당의 국회의원 후보라는 사람이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라는 천인공노할 말을 내뱉었는데 왜 한동훈 위원장은 아무런 말이 없냐”고 말했다. 또 “ 국민의힘은 친일 조수연 후보의 공천을 박탈하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라. 그것이 바로 국민의 눈높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는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는 취지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과거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한다”며 도 후보의 공천 유지를 결정했다.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도 과거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언급한 내용이 최근 알려져 사과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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