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대신 빨간색’ 유니폼 택한 충남아산FC 정치개입 논란

이시우 기자 2024. 3.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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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에서 파란색의 홈 유니폼 대신 붉은색 유니폼을 입어 일부 팬들로부터 '정치 개입' 비판을 받고 있는 이준일 충남아산프로축구단(충남아산FC) 대표가 "논란을 일으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3일 충남아산FC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됐다는 심정으로 임하길 바라며 축구국가대표팀을 따라 빨간색 유니폼을 준비했다"며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고, 논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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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개막전서 홈 유니폼 대신 제3의 유니폼 착용
이준일 대표 "선수들 국가대표 마음가짐 갖길 바랐을 뿐"
이준일 충남아산FC 대표가 유니폼 색깔 논란에 대해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2024.3.13./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아산=뉴스1) 이시우 기자 = 개막전에서 파란색의 홈 유니폼 대신 붉은색 유니폼을 입어 일부 팬들로부터 '정치 개입' 비판을 받고 있는 이준일 충남아산프로축구단(충남아산FC) 대표가 "논란을 일으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3일 충남아산FC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됐다는 심정으로 임하길 바라며 축구국가대표팀을 따라 빨간색 유니폼을 준비했다"며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고, 논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충남아산FC는 지난 9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부천FC와의 홈 개막 경기에서 파란색의 제1유니폼 대신 빨간색의 제3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일부 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지난 2019년 창단한 충남아산FC는 노란색과 파란색을 대표 색상으로 활용해 왔다. 충남아산FC 전신인 무궁화프로축구단부터 이어져 온 전통으로 2021년부터는 파란색을 대표 색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정 유니폼은 흰색이다.

올 시즌에도 대표색인 파란색을 기본으로 사용한 홈 유니폼을 제작했지만 홈 개막 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제3 유니폼(third, 서드)을 입고 등장해 팬들을 당황하게 했다.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아르마다' 관계자는 "서드 유니폼은 당연히 홈 개막을 제외한 원정이나 특별한 상황에 사용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홈 개막전에서 서드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K리그 규정상 공식경기에 참여하는 팀은 제1, 2의 유니폼을 필히 지참해야 한다. 제3유니폼은 구단의 재량이다. 연맹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경기 전 합의가 이뤄지면 제3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다.

이날 충남아산FC선수들이 착용한 제3유니폼은 이같은 절차를 거친 것이어서 경기를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연맹도 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은 올 시즌 갑자기 등장한 빨간색 유니폼이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정치적 선택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K리그2에서는 제3유니폼을 제작하는 일이 드물다. 올 시즌 K리그2, 13개 구단 중 제3유니폼을 제작한 구단은 충남아산FC가 유일하다.

충남아산FC는 아산시와 충남도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으로 박경귀 아산시장이 구단주를 맡고 있고,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명예구단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출신 단체장들이다.

'아르마다' 관계자는 "개막전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과 홍보물이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며 "경기 당일에는 구단에서 빨간색이 포함된 깃발을 제작해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기 당일 '축구는 정치도구가 아니다' '김태흠, 박경귀 OUT'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어 구단에 항의했다.

지난 9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충남아산FC 홈개막전에서 '축구는 정치도구가 아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뉴스1

이준일 대표는 "취임 후 제3 유니폼 제작을 지시했고, 홈경기 2~3일 전에 완성됐다"며 "구단주로부터 '감독, 사무국장을 누구를 써라'는 압력이 있어 마찰이 있었지만 거절할 만큼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고 축구단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감한 시기인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데 대해 죄송하다"면서도 "붉은 유니폼 제작에는 잘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충남아산FC구단에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의혹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경기 당일 충남아산FC구단이 빨간색 응원도구와 깃발 등을 나눠주고 호응을 유도한 점은 중립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 경기장 주변에서 이뤄진 선거유세를 정리하지 않은 책임도 물었다.

이에 대해 충남아산FC 관계자는 "경기 당일 선거 관계자 등에게 유세 활동 금지를 안내하는 등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활동을 연맹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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