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한달간 1·2차 병원 전원시 구급차 무료···의사채용 월 1800만원 지원
상급종합병원에서 1·2차 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 환자가 부담하던 구급차 이용료를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3000억에 달하는 예비비와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의료진 보상을 강화하고 있다. 3월 중엔 신규 채용되는 의사에게 월 1800만원, 간호사는 월 4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1개월간 상급종합병원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1차나 2차 병원으로 환자가 전원되는 경우 지금까지 전액 본인부담이었던 구급차 이용료를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상급종합병원의 의료공백을 막고 중증 진료를 강화하기 위해 경증 환자는 인근의 1·2차 병원으로 옮기는 내용의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예비비 총 1285억원과 건보 재정 월 1882억원을 긴급 편성해 중증·응급진료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응급환자 진료시엔 한시적으로 약 7만원의 배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응급환자 처치·수술료와 전문의 진찰료 수가도 인상했다.
지난 11일부터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적절한 병·의원급으로 경증환자를 회송시킬 경우 회송료 수가 인상률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했다. 응급실에서 이뤄지는 응급의료행위 가산율도 150%로 인상하고, 지역응급의료기관의 응급진찰료 보상 항목도 신설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와 간호사에 대한 당직수당도 제공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료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경우 의사는 월 최대 1800만원, 간호사는 월 최대 400만원을 이달 중 지원할 계획이다. 예비비 1285억원 중 393억원은 연장진료와 주말·휴일 진료를 하는 국립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에 지원될 예정이다.
158명의 공보의·군의관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근무에 투입된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보의 차출로 인해 의료에 공백이 발생한 지역의 주민들은 ‘지역 의사들을 빼다 서울 사람들을 살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수천 명의 전공의에게 행정처분 사전 통지서를 발송하면서까지 호기롭게 말했던 정부 대책이 고작 이런 것이냐”고 반박했다.
정부는 지역 의료공백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공보의가 빠지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의료자원이 있거나 순회 진료 등을 통해 만성기 질병 위주인 지역 환자들을 돌보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는 곳 중심으로 인력 차출을 했다”며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한 달간을 예정으로 파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도 불편은 (양해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장에 남은 전공의들을 위해 지난 12일 개통한 ‘전공의 보호·신고센터’에는 복귀 관련 애로사항이 2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0여 건의 전화가 걸려왔지만 나머지는 단순 질의나 방해성 욕설 등이었다. 박 차관은 “내용은 기본적으로 비공개할 생각”이라며 “본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호소한 고통이 다시 보도가 되고 이것이 전공의들 집단 내에 또 다른 분란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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