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일손, 추격하는 중국…고부가 '기술'에 조선사들 '올인'

박미리 기자, 이세연 기자, 최경민 기자 2024. 3.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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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적자행진이 끝났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기술은 언젠가 쫓아올 수밖에 없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상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중국 등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는 산업의 다운사이클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수익성을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 등 여타 경쟁국이 따라오지 못할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산업을 준비해야만 슈퍼사이클 속에서 과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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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슈퍼사이클을 넘어서] ④ 노동력·중국 변수 넘어 고부가 선별수주
[편집자주] 오랜 적자행진이 끝났다. 앞으로 3~4년치 일감도 쌓아뒀다.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K-조선 얘기다. 하지만 기업들은 '샴페인'을 경계한다. 정부와 힘을 합쳐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려고 시도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지난해 흑자 전환, 연초부터 이어지는 수주 낭보. 오랜 만에 호황기를 누리는 조선업이지만, 위기 의식도 팽배하다.

가장 큰 문제로는 인력난이 꼽힌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 종사자 수는 9만3038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던 2014년(20만34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인력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최근 수주를 감안해 2027년 국내 조선업에 약 13만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종사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지금보다 약 4만명 많은 규모를 적정 인력 수준으로 제시했다. 수주 계약을 많이 따내도 배를 만드는 인력이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인력난 배경은 결국 처우다. 일은 어려운데, 타업종 대비 임금이 높은 편은 아니다. 조선·해양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이슈리포트를 보면 국내 대학 조선해양공학과 학부생의 조선 업계 취업률은 30%다. 대신 이들은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건설 등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산업으로 향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선박 부분품인 블록 생산을 중국에 맡기거나, 외국인을 고용하면서 인력 부족에 대응했다. 기술 유출, 생산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대안들이다.

중국도 견제해야 한다. 최근 중국 조선사들이 자국 내 탄탄한 물량,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경우, 2020년 단 1척도 수주하지 못했는데 2022년 60척을 수주했다. 경험을 꾸준히 쌓는 추세다. 연초에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친환경 선박의 절반 이상을 건조하겠다는 목표까지 내놨다. 친환경 선박은 현재 한국이 독주하는 시장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이 시장에서도 단기간 내 존재감을 보일 수 있다.

이 모든 조건을 고려했을 때 국내 조선사들은 선별수주 전략이 해답이라고 본다. 노동 집약적이 아닌 기술 집약적 사업으로 전환하고, 현재 잘 팔리는 선박에 대한 의존도를 마냥 높이기보다 미래의 캐시카우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건 결국 '기술력'일 수밖에 없다. '브릿지 연료'로 간주되는 LNG를 넘어 청정 수소 운반선·추진선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SMR) 등과 같은 미래형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조선 3사가 추진할 최고기술책임자(CTO)급 협의체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기술은 언젠가 쫓아올 수밖에 없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상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중국 등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는 산업의 다운사이클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수익성을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 등 여타 경쟁국이 따라오지 못할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산업을 준비해야만 슈퍼사이클 속에서 과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 중인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1도크 /사진=한화오션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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