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올라" 과일·채솟값 고공행진 전통시장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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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
배 상자를 들고 가게로 들어오던 과일 가게 직원을 향해 가게 사장이 쏘아붙이듯 물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일·채솟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시장 상인들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청과물 가게 사장 이모씨도 '과일값이 많이 올랐냐'는 질문에 "장난이 아니다. 날만 새면 오른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며 얼마 전까지 1500원에 팔았던 무를 지금은 2000원에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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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싼 값 찾아 시장행…"그래도 비싸"
[서울=뉴시스]임철휘 권신혁 수습 기자 = "배 가격이 또 올랐어?"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 배 상자를 들고 가게로 들어오던 과일 가게 직원을 향해 가게 사장이 쏘아붙이듯 물었다. 그는 "싼 과일을 가을에 다 팔아서 최근 과일값이 더 비싸졌다"며 "(비싼 값에) 오늘따라 사람이 많이 안 다닌다"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일·채솟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시장 상인들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은 사과·배 가격을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납품단가 지원과 가격 할인 지원 등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좀처럼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상인들은 과일·채솟값이 연일 껑충 뛰며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72)씨는 "사람들은 돈이 없으면 과일을 안 먹는다. 최근 손님이 절반보다 더 줄었다. 손님들이 와서 보고 그냥 안 사가는 경우도 많다"며 "며칠 전에는 아침 7시30분에 출근해서 오후 1시까지 1만원밖에 못 팔았다. 화가 나서 문을 닫고 집에 갔다"고 말했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75)씨는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으로 미나리를 꼽았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한 근에 2만4000원에 팔던 미나리를 오늘은 2만8000원에 팔아야 한다"며 그 밖에 상추, 무 등 채소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시름이 깊다고 전했다.
청과물 가게 사장 이모씨도 '과일값이 많이 올랐냐'는 질문에 "장난이 아니다. 날만 새면 오른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며 얼마 전까지 1500원에 팔았던 무를 지금은 2000원에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도 무겁다.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려 이곳 청과물시장을 찾았다는 한 40대 여성은 "1만원에 사과 5개는 샀는데, 지금은 4개도 못 산다"며 "그나마 싸니까 대형마트가 아닌 시장을 찾는 건데, 부담되긴 매한가지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손님은 "보통 마트에서 사는데 시장 가격이 더 싸다고 해서 왔다"며 "유튜브에서 이곳 시장 물가가 싸다는 내용을 봤다. 마트 물가가 비싸서 힘들다"고 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 최모씨는 "물가가 올라서 최근 장보기가 힘들다"며 "과일을 많이 샀는데 지금은 올라서 과일은 못 사고 달걀, 두부 같은 것만 산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12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4만1060원)보다 123.3% 올랐다. 지난해 사과 도매가격이 평년(4만1165원)과 비슷했던 것을 감안하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과뿐 아니라 배(신고·상품)도 15㎏당 10만원(10만3600원)을 넘었다. 불과 한 달 전(7만8910원)과 비교해 31.3% 올랐다. 1년 전(4만3945원)보다는 135.7%나 뛰어 사과보다 더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배는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6만원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7만원대로 올라섰고,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면서 이달 들어서는 10만원대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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