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 사업장 시각 달라지고 있다…적자 사업장서 흑자 사업장으로

미국 증권거래위 제출 연차보고서
“평가충당금 해제 법인세 혜택”

한국지엠(GM)의 트레일블레이저가 2020년 2월17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이하 지엠)가 한국 사업장(한국지엠)에 대한 전망을 점차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정황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11일 지엠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 1월 제출한 ‘2023년 연차보고서’에서 “한국의 이연법인세 자산을 실현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8억7천만 달러의 평가 충당금(Valuation Allowances)을 해제해(released) 법인세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라고 공시했다.

이연법인세 자산이란, 다양한 이유로 미래에 예상되는 법인세 경감액을 가리킨다. 과거 손실(결손금)과 관련해 미래 법인세 금액을 덜 내는 이월결손금의 법인세 효과가 대표적이다. 법인세는 15년 범위 내에서 발생한 결손금을 이익이 난 해의 소득에서 공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결손금 이월공제). 그동안 지엠 한국사업장은 향후 사업장 내 이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과거 누적 결손과 관련된 이연법인세자산에 대해 전액 평가충당금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회계처리 해왔으나 이번 연차 보고서에서는 한국 사업장의 이 평가충당금을 해제해 자산을 원래대로 복귀시킨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지엠 사업장 관계자는 “과거 한국 사업장이 적자 사업장이었다면 이제는 흑자 사업장이라는 생각에 전환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여는’의 장석우 회계사(변호사)는 “지엠의 이와 같은 회계처리는 지엠이 따르는 미국 회계기준(SFAS 제109호) 방식”이라며 “지엠 한국사업장의 경우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제1012호)에 따라 2022년까지 관련 이연법인세자산 자체를 인식하지 않았다가 2023년 실현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8억7천만달러의 이연법인세 자산과 그만큼의 법인세 수익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업장에서 앞으로 최소 수십억 달러의 이익(과세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에 따라 한국에 마땅히 납부해야 할 법인세 중 과거 손실분에 상당하는 8억7천만달러까지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엠의 지난해 실적 공시는 오는 4월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지엠 본사는 한겨레에 “해당 회계처리에 대한 결정은 미국 회계 규칙이 적용된 것으로 회사는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미래 수익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서면으로 답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