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기울어진 운동장, 현대가 라이벌 구도가 깨졌나
프로축구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는 과거 ‘현대가(家) 더비’에 한숨을 내쉬는 일이 적잖았다. 우승컵을 들어올릴 기회마다 라이벌 전북 현대만 만나면 무너지는 일이 반복됐다. 팬들 사이에 ‘전북 포비아’ 혹은 ‘가을 트라우마’로 불리던 현상이다.
현대가 더비가 요즈음 정반대로 흘러가는 게 흥미롭다. 홍명보 감독(55)이 2021년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조금씩 균형을 되찾더니 이젠 울산이 승기를 잡았다. 2020년만 해도 전북에 4패(1승)를 당했던 울산이 지난해에는 3승(1패)을 따냈다.
홍 감독은 “내가 울산을 맡았을 땐 당시 최강팀이었던 전북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우리는 (전북에 이어) 2인자였다”며 “하지만 이제 울산 선수들이 전북을 상대로 자신감을 가진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반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은 2023~2024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현대가 더비에서 잘 드러났다. 울산은 개막 초반이라 경기력이 완벽하지 않았다. 지난 5일 1차전에선 전반 4분 전북 송민규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21분 페널티킥(PK)까지 헌납해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전북 티아고가 PK를 실축한 데 이어 후반 32분 이명재가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을 되돌렸다. 12일 2차전에선 상대의 전방 압박에 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 막바지 설영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전북이 유독 울산만 만나면 고전하는 현상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전북은 2023~2024시즌 ACL 8경기에서 기대 득점(xG) 10.4의 찬스에서 15골을 넣는 집중력을 발휘했는데, 울산과 두 차례 경기에선 4.2xG에서 단 1골에 그치는 빈공에 시달렸다. 특히 믿었던 티아고와 문선민이 각각 2.3xG와 0.6xG에서 0골에 머문 게 치명타가 됐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축구는 찬스가 아닌 골로 결정된다”고 탄식했다.
전북을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겨우내 타도 울산을 외치며 전력 보강에 힘을 기울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북은 K리그에서 검증된 티아고와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국가대표 수비수 김태환,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권창훈, 플레이 메이커 이영재 등을 영입했다. 선수들의 면면만 따진다면 오히려 울산보다 전북이 낫다는 평가가 무색해졌다.
다만 현대가 더비에서 계속 울산만 웃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북도 설욕에 나설 기회가 충분하다.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의 첫 정규리그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21세기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전북이 어떤 저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올해 K리그1 판도도 결정될 전망이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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