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의문 풀릴까...통영 해상서 전복된 선박 합동감식

2024년 3월 13일 전복 사고 실종자 수색이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남 통영시 통영항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8개 기관의 관계자 20여 명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합동 감식을 시행한 사고 선박 A호(20t급·근해연승어선)는 지난 9일 오전 6시 29분쯤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68㎞ 해상에서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김동환 기자

경남 통영 욕지도 부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이 뒤집혀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통영해경은 13일 오전 통영항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해양안전심판원, 해양수산부, 경상국립대학교 조선공학과, 선박설계업체 등 8개 기관의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합동 감식에 나섰다.

전복 사고 수사를 맡은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사고 선박이 조업 중에 타 선박과 충돌했는지 여부, 스크루에 걸린 로프(어장용 밧줄)가 사고 직접적인 원인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사고 시간대에 풍랑주의보 발효됐고, ‘기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파도나, 강한 바람에 의해 전복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감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년 3월 13일 전복 사고 실종자 수색이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남 통영시 통영항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8개 기관의 관계자 20여 명이 합동 감식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8개 기관이 감식한 자료를 정밀분석해 결과를 내놓기까지는 최소 4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경은 남해안에서 발생한 어선 사고 때 실종자가 인근 일본에서 종종 발견되는 만큼 일본해상보안청에도 협조 요청을 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6시 29분쯤 통영시 욕지도 남쪽 68km 떨어진 해상에서 제주 선적 20t급 근해연승어선 ‘제2해신호’가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수색 끝에 선장 등 4명(한국인 1명, 인도네시아 국적 3명)이 구조됐지만 모두 숨졌다. 나머지 승선원 5명(한국인 1명, 인도네시아 국적 4명)은 실종상태다.

해경은 지난 8일 오후 8시 40분쯤 제2해신호가 제주어선안전조업국에 마지막으로 선박 위치를 보고하고, 15분 뒤인 오후 8시 55분쯤 항적기록이 사라진 점에 비춰 이즈음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채 발견된 4명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사고가 미처 대처를 못 할 만큼 순식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