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에 대출 안합니다"… 건설업 대출 증가율 6년 반 만에 최저

조은임 기자 2024. 3. 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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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이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 문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지난 4분기 건설업 대출증가율은 6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포함한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액은 지난해 4분기 103조2991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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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건설업 대출 증가율, 8년 3개월 만에 최저
“비주거용 건물 과잉공급, 시행사·시공사 신용경색”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못 넘어가 만기만 연장”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이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 문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지난 4분기 건설업 대출증가율은 6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에 금융사들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포함한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액은 지난해 4분기 103조2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석 달 전인 3분기(104조0924억원)보다 줄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4.1%에 그쳤다. 2017년 2분기(4.1%)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일러스트=손민균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액은 2022년까지만 해도 증가율이 20%를 훌쩍 넘어섰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율이 낮아진 건 주택시장 위축과 더불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냉각이 지속되는 영향이다.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하락한 일부 건설사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더불어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담당자는 “비주거용 건물 특히 수도권 지역내 지식산업센터의 과잉공급에 따른 미분양, 미입주 사태로, 사업을 주도했던 시행사와 시공사의 신용경색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예외적으로 수익성이 확보되거나 채권회수가 확실한 업체나 사업에 대해 선별적인 여신 운용을 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업 관련 대출에 대해서도 추가 채권보전이나 대출회수 등과 같은 특별한 관리와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미분양이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며 만기만 연장하는 종전 사업지들이 있어 건설업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라고 했다.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을 포함한 비은행예금취급 기관도 마찬가지였다. 4분기 건설업 대출금액은 60조5388억원으로 이 역시 전분기(60조7675억원) 대비 감소했다. 건설업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2.9%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5년 3분기(0.5%)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약 8년 3개월 만에 최저치인 셈이다.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건설업의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4대 금융지주의 ‘2023년 경영실적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경우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0.79%로 전년(0.34%)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하나은행은 0.17%에서 0.33%로, 우리은행은 0.26%에서 0.39%로 상승했다. 리테일에 강한 국민은행 만이 0.28%에서 0.27%로 소폭 낮아졌다.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도급순위 20위권대의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수익률 저하도 문제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자금 조달이 안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자금은 제때 필요할 때 수혈돼야 하는데 금융권에서 까다롭게 보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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