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와 '다른' 처리 기술 확보…동맹·국제사회 신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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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부담을 낮춘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리·소각 기술은 현재 가동 중인 원전에서 발생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최종 처분에 대한 미래세대의 짐도 덜어줄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동의와 지지 아래서 관련 기술 개발과 실증을 완료한다면 미래 국가먹거리 산업으로도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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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부담을 낮춘다. 사용후핵연료 부피와 독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소각 기술을 갖추기 위해선 미국을 비롯 국제기구와 공조가 필수다. 사용후핵연료라는 처지 곤란한 원전 부산물에 대해 '재활용'이라는 실질적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핵물질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13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2011년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리' 과정의 하나인 파이로 기술의 △기술성 △경제성 △핵비확산수용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한·미 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JFCS)를 수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산화물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한 4㎏/회 규모의 파이로 공정의 검증을 완료했다.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2013년부터 JFCS 안전조치실무그룹에 직접 참여해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한 파이로 공정의 모니터링과 핵물질 계량, 물질수지 분석 등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연구단계에서 동맹국을 포함해 국제기구와 협조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에서 파이로 기술관련 실증 시설 건축과 활용을 위해선 국의 신뢰와 동의가 필요하다. '원자력의 민간이용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의 협력을 위한 협정'(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한국은 미국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도 사용후핵연료를 국내 시설에서 부분적으로 재처리해 일부 연구 활동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지만 실증과 활용은 다른 문제다. 미국의 동의가 없다면 관련 기술 개발 완료 이후에도 실증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부가 처리·소각 기술에 대한 개발 과정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대중과 국제사회에 공개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이유다. 특히 기술개발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선도국과의 국제 공동연구, 공동 프로젝트 개발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사용후핵연료에 재활용에 대한 선진국의 경쟁은 치열하다. 에너지 안보 차원의 접근이며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해 원전 시장이 점차 확대, 세분화 되는 상황에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최종 처분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어서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원자로의 사용후핵연료를 파이로 처리 후 고속로에서 소각시키는 순환형 핵연료주기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2022년에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분 부담과 환경적 영향을 줄여 방폐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혁신기술개발 사업인 'Converting UNF Radioisotopes Into Energy (CURIE)' 프로그램을 시작해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국 내 원자력개발기구(JAEA) 등을 중심으로 후쿠시마 사고에서 손상된 핵연료를 파이로 공정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개발 추진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는 습식처리 기술을 이용한 사용후핵연료의 부분 재활용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 반복 재활용과 완전 재활용 목표로 핵확산 저항성이 높은 선진 처리기술과 고속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리·소각 기술은 현재 가동 중인 원전에서 발생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최종 처분에 대한 미래세대의 짐도 덜어줄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동의와 지지 아래서 관련 기술 개발과 실증을 완료한다면 미래 국가먹거리 산업으로도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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