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그후] 담배 연기 피어오르던 초등학교, 다시 가보니

박상길 2024. 3. 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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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서울 상암동의 초등학생들을 불편하게 하며 논란이 됐던 학교 앞 흡연자들은 사라졌을까.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학교 인근에 도착하자 공사장 앞 흡연금지 구역에서 여전히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청년들 3~4명이 눈에 들어왔다.

학교 주변 곳곳에는 학생들이 담배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노력들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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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상암초등학교 맞은편에는 여전히 상습흡연에 따른 민원을 호소하며 금연을 독려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박상길 기자>
서울 상암초등학교 교문 전경. 철망 벽에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경고판이 붙어 있다. <박상길 기자>
서울 상암초등학교 정문 인근의 담벼락에 마련된 담배꽁초통. 점심 시간이 지난 시간에도 꽁초가 없이 깨끗하다.<박상길 기자>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흡연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있다. 군데군데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있는 흡연자의 모습이 눈에 띈다. <박상길 기자>
12일 오후 서울 상암초등학교 인근의 한 공사장 앞 흡연금지 현수막이 걸린 곳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태우고 있다.<박상길 기자>

작년 11월 서울 상암동의 초등학생들을 불편하게 하며 논란이 됐던 학교 앞 흡연자들은 사라졌을까.

이 일대는 작년 직장인들의 무분별한 흡연에 못 이긴 초등생들이 금연을 호소하며 직접 거리 곳곳에 포스터까지 붙인 게 방송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우리나라도 미래 세대를 위해 흡연을 영구 금지해야한다", "금연구역에서 담배 피면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서 물 뿌려야 한다"라는 등 강력한 비판이 제기됐다.

4개월여 시간이 흐른 뒤, 상황이 얼마나 개선됐을까.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상암초등학교를 찾아갔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학교 인근에 도착하자 공사장 앞 흡연금지 구역에서 여전히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청년들 3~4명이 눈에 들어왔다.

사회적 비난에도 지난 4개월간 전혀 변한 게 없는지 궁금한 마음에 초등학교 앞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 학교 앞 횡단보도와 어린이보호구역 팻말이 붙어있는 곳에선 담배 피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도 별로 발견되지 않았다.

학교 주변도 비슷했다. 학교 주변 곳곳에는 학생들이 담배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노력들이 엿보였다. 학교 인근의 한 상점에는 '가게 현관 앞 금연'이란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한 상점 주인은 "지난해에는 어린 학생들이 등학교 길에 역한 담배 냄새를 피해 코를 쥐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다"면서 "이제는 주민이나 상인들 스스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 금지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학교 담벼락에는 '흡연 금지' 경고 팻말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정부는 지난 2012년 12월부터 운동장을 포함한 학교 전체를 '전면 흡연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학교 및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50m 이내에선 담배를 피워선 안된다. 이를 어기면 국민건강증진법 등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을 벗어나자마자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흡연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단지 횡단보도 하나를 건넜을 뿐인 데도 상황이 확 달라진 것이다.

'흡연으로 인해 많은 민원이 발생하니 금연해달라'는 취지의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워댔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흡연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흡연 인구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흡연율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꾸준한 내림세를 보였으나, 최근 2년 연속으로 상승해 작년 20.3%를 기록했다. 남성의 흡연율이 36.1%로 0.8%p(포인트) 올랐고, 여자는 4.0%로 0.6%p 상승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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