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끄고, 온도제어기는 불량…소방관 2명 목숨 앗아가

브리핑하는 김조일 소방청 차장 (사진: 소방청)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 공장 화재는 고장 난 전기튀김기 안에 있던 식용유가 가열되면서 생겼고, 화재경보기가 꺼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방청은 오늘(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1월 31일 문경 순직 사고와 관련한 합동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합동조사 결과 화재는 119신고 접수 12분 전인 오후 7시 35분쯤 3층 전기튀김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온도제어기가 고장 나면서 튀김기 안에 있던 식용유가 발화점(383도)이상으로 가열돼 불이 났고, 옆에 있던 식용유 저장 탱크로 옮겨 붙으면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 전 공장 관계자가 화재경보기를 강제로 정지시켜 화재를 늦게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해당 공장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순직한 소방관들은 인명 검색을 위해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대원 4명이 3층 출입문을 열자 공기가 유입되면서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명은 창문을 깨고 탈출했지만, 나머지 2명은 화염과 열기에 고립됐습니다.

현장에서는 식용유 탱크에 대한 정보 전달, 무전 송수신 등 연락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방청은 재난현장표준절차(SOP)를 대원 안전 중심으로 전면 개정할 계획입니다.

현장에서 대상물 구조 등을 빨리 전달할 수 있도록 예방정보시스템과 무전통신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식용유를 취급하는 기계와 설비,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의 안전 기준도 강화합니다.

구조대원이 실종 또는 고립된 구조대원을 구하는 신속동료구조팀(RIT)을 별도로 편성합니다.

아울러 소방공무원 직무역량 교육 평가와 인증을 필수화하고, 소방서장과 지휘팀장은 역량을 갖춰야 보직을 부여할 방침입니다.

정성원 기자 jungsw@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