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홍콩 ELS 감독 면밀히 못해 송구… 은행 배임·건전성 문제 없다"

박슬기 기자 2024. 3. 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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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해 "정부와 당국을 대표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복현 원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를 마친 뒤 "홍콩H지수 연계 ELS 등 고난도 상품 판매에 관련해 당국이 보다 면밀히 감독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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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납득하도록 제도 개선 추진… 이달 TF 구성할 것"
은행권 최대 2조원대 배상 따른 건전성 배임 우려 일축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홍콩H지수 연계 ELS 등 고난도 상품 판매에 관련해 당국이 보다 면밀히 감독하지 못했다"며 "정부와 당국을 대표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사진은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임한별(머니S)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해 "정부와 당국을 대표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복현 원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를 마친 뒤 "홍콩H지수 연계 ELS 등 고난도 상품 판매에 관련해 당국이 보다 면밀히 감독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1차적으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 은행·증권사 근무자들에게도 보다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업계 신뢰가 훼손된 점 등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을 과거로 돌아가 그 판매를 금지시키지 않고서야 어떻게 보호할 수 없다는 안타까운 지점이 있다"며 "반성에 기초해 앞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이달 중 당국, 업계, 학계, 협회, 전문가, 소비자 등 모두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안이 연내에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ELS 자율배상을 두고 은행권에서 배임문제를 우려하는 것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원장은 "개인적으로 배임과 관련한 여러 법률 업무를 20년 넘게 해왔는데 그렇게 볼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 합의가 안되면 사법절차로 갈 수밖에 없는데 금감원도 법원의 판단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유사 사례, 판례, 손해배상 산정 방법 등을 수십 수백건 봤는데 수년간 판례 등에서 인정한 사례들 뽑아서 책임분담의 개별 요소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것을 수용하지 못하면 법원 가서 다툴텐데 금감원은 법원에 가지 않아도 사법적 결론에 준하게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배상기준안을) 설계했다"며 "불만을 갖고 법원에 갔는데 크게 달라진다면 금감원의 권위도 흔들릴 수 있다. 법원이 적용하는 기준에 준해서 법률적 근거에 따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홍콩 ELS 손실 배상으로 은행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원장은 "문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분석했는데 (ELS 분담금 등에 따른) 자기자본비율(BIS) 등 건전성에 문제가 없고 주주 친화적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에도 문제가 없다"며 "은행의 경우 국제 기준으로 8%를 보통주 자본비율로 보고 있는데 지난해 말 대형 5대 은행 기준으로 15.31% 수준"이라고 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1일 ELS 투자자들에 대한 분쟁 조정 기준안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권의 ELS 배상액이 조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상비율은 20~60% 범위 내 분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은 은행권 전체 배상액을 1조5000억원~1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DB금융투자는 1조5000억원~2조원대, 이베스트증권은 1조7000억원~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으로 이 중 15조1000억원이 올해 만기다.

H지수가 현 수준(5678포인트, 2월 말 기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총 손실액은 5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만기액 중 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87.4%(13조2000억원)로, 손실액의 30~40%를 배상한다고 가정하면 총배상금은 약 1조5200억원에서 2조300억원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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