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대 연착륙 분위기+대표팀 복귀 겹경사' 백승호, 버밍엄 패배에도 최고 평가 "부드러운 발놀림"
[STN뉴스] 반진혁 기자 = 백승호의 영국 무대 적응이 순조로운 분위기다.
버밍엄 시티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세인트 앤드루스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미들즈브러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29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하지만, 백승호는 돋보였다. 전반 35분 날카로운 패스를 건네 알렉스 프리처드가 슈팅을 연결하도록 도왔고 후반 20분에는 제이 스탠스필드의 슈팅을 만들어 주는 등 존재감을 선보였다.
백승호는 86%의 패스 성공률을 선보였고 위협적인 롱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했다.
이외에도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률 100%, 태클 성공 3회, 리커버리 12회, 경합 승리 10회, 피파울 3회 등의 기록을 남겼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백승호에게 평점 8.1점을 부여했다. 8점대는 출전 선수 중 유일했다.
지역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백승호에게 평점 6점을 부여하면서 "전반전에 부드러운 발놀림으로 미들즈브러 박스 안을 위협했다. 볼 점유율 장악에 능력을 보여준 몇 안 되는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다. 1군으로 승격해 리오넬 메시와 훈련을 함께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등 많은 기대감이 쏠렸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U-18 외국인 선수 영입 규정을 위반하면서 백승호를 비롯한 유소년 선수들을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징계를 내렸다.
백승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황금기를 놓쳤고, 바르셀로나를 떠나 유럽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백승호는 스페인 지로나, 독일 다름슈타트 등에서 활약했지만, 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고 판단을 내렸고 K리그 무대를 두드렸다.
백승호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팀은 전북현대였다. 당시 김상식 감독의 적극적인 의지로 동행을 확정했다.
백승호는 김상식 감독의 배려로 많은 기회를 받았다. 전북 데뷔 첫 시즌은 번뜩이는 존재감으로 중원에 힘을 불어넣었다.
백승호는 전북에서의 활약을 등에 업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했던 대표팀에 합류해 2022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후, 숙원이었던 군 문제도 해결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백승호의 유럽 무대 이적설은 꾸준하게 제기됐다. 지난 시즌 도중 전 소속팀 다름슈타트와 연결되기도 했다.
백승호는 "두려움과 걱정이 사라졌다. 마음이 많이 편해진 것 같다. 가장 전성기 나이에 군 복무를 할 예정이었는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해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유럽 무대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나 역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거취를 언급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이번 시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며 당시 소속팀 전북에 예우를 갖췄다.
백승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전북과 계약이 만료됐다. 연장을 선택하지 않고 꿈을 선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 문제까지 해결한 상황에서 유럽 무대 재도전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백승호는 전북의 배려로 훈련을 함께하면서 틈틈이 행선지 물색에 열을 올렸다. K리그 클럽도 관심을 보였지만, 우선순위는 유럽이었다.
백승호는 K리그 무대 잔류한다면 전북만을 생각하겠다며 전 소속팀을 향한 예우를 갖추기도 했다. 동시에 유럽 무대 재진출 의지를 불태웠다.
백승호는 유럽 무대 진출을 꾸준하게 노렸고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버밍엄과 이해관계를 맞췄고 동행을 약속했다.
30일 공식 채널을 통해 "백승호 영입 소식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 2026년 6월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등번호는 13번이다"고 발표했다.
백승호는 "버밍엄의 일원이 되어 정말 기쁘고 흥분된다. 빨리 시작하고 싶다. 축구를 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꿈 중 하나는 영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이었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백승호 영입을 추진한 버밍엄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은 과거 셀틱, 웨스트 브로미치에서 기성용, 김두현과 함께하면서 대한민국 선수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백승호는 전북을 떠나는 상황에서 자신의 SNS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백승호는 "안녕하세요. 전북 팬 여러분. 인사를 드릴 때가 된 것 같아 메시지를 남기려고 한다. 계약하던 날이 가장 생각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북으로 이적한 이유는 목표로 하는 대표팀 등 선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대표팀에도 가고 꿈꾸던 월드컵, 아시안게임도 갈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전북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북에서 보낸 3년이란 시간은 지금까지 축구 인생 중 가장 행복했고 보람찼다. '잘 있어요'가 아닌 '우리 또 만나요'였음 좋겠다. 멀리서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응원하겠다.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작별을 고했다.
전북을 떠나 버밍엄의 일원이 된 백승호. 데뷔전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현지에서도 주목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버밍엄이 대한민국의 미드필더를 영입했다"며 백승호의 이적 소식을 다뤘다.
이어 "백승호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브라질을 상대로 중거리 슈팅을 선보여 득점포를 가동했다"며 활약상을 조명했다.
백승호는 데뷔전 이후 "수준급의 기량을 선보였다. 짧은 시간 동안 3개의 포지션에서 뛰는 유연함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백승호는 영국 무대 진출 후 연착륙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겹경사도 있다. 잠시 떠나있었던 대표팀에 복귀한다.
백승호는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고 태국과의 3월 A매치 2연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STN뉴스=반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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